SK그룹 최종건 창업주의 장손 최영근 SK(주) 팀장. 개인 SNS
SK그룹(家) 창업주의 장손인 최영근(39) 씨가 5년 만에 그룹의 지주사인 SK(주)로 복귀하며 경영수업을 재개했다. SK그룹 오너가 3세들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하는 시점인 만큼 향후 그룹 내 역할과 장기적인 승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영근 씨는 지난해 9월부터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에서 헤리티지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SK가 보유한 SK고택, 선혜원 등의 자산을 활용한 문화 예술 활동을 기획·관리하는 역할이다. 영근 씨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인 만큼 전공을 살린 셈이다.
영근 씨는 2014년부터 SK디스커버리에서 근무하다가 2019년 마약 스캔들로 퇴사하고 약 5년간 개인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당시 변종 대마를 상습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이 인정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영근 씨는 선경그룹(현 SK그룹) 최종건 창업주의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최태원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관계다.
관건은 향후 SK그룹 후계 구도에서 영근 씨의 역할이다. 현재로선 그가 작은아버지인 최신원 SK네트웍스 명예회장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디스커버리 부회장)처럼 SK그룹 내에서 일부 계열사를 독자 경영하는 방식으로 향후 경영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영근 씨가 보유한 SK와 SK디스커버리 지분가치만 현재 주가 기준으로 1000억 원을 훌쩍 넘어 여력은 충분하다. 그의 SK 지분율은 0.20%로 최태원 회장(17.90%)과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66%), 최종현학술원(0.26%) 다음으로 높다. SK디스커버리 지분율 역시 5.05%로 최창원 의장(41.69%) 다음이다.
다만 SK그룹이 형제간의 다툼 없이 가족회의로 경영과 관련된 중요 사항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후계 구도에서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종건 SK그룹의 창업주가 1973년 48세의 나이로 별세하자 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최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최 창업주의 아들(윤원·신원·창원)과 최 선대회장의 아들(태원·재원), 즉 SK 오너가 5형제는 최태원 회장을 승계자로 결정했다.
SK가의 장남이었던 최윤원 전 회장은 사촌 동생에게 경영권을 양보하고 선경합섬(전 SK케미칼)만을 운영하며 소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전폭 지원하면서 에너지·통신·반도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했다.
최 회장도 2018년 친족들에게 9200억 원 규모의 SK 주식을 증여하는 등 신뢰를 보여왔다. 또한 사촌인 최창원 의장을 그룹 2인자로 평가받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향후에도 친족간 ‘협력 경영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는 최 회장의 직계 자녀뿐 아니라 다른 3세 경영인이 그룹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SK그룹 3세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은 2명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 윤정(37) 씨는 SK바이오팜에서 전략본부장(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최신원 명예회장의 장남인 성환(45) 씨는 SK네트웍스 총괄사업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