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10일 추가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부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와 시의회가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정면충돌에서 한발씩 물러서며 갈등을 봉합했다. 시장 직속 비서실 신설 조례 대신 1급 상당 정무직 공무원의 시의회 출석을 요구하는 절충안이 마련(부산일보 9월 9일 자 6면 보도)되면서 표류 위기에 놓였던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이 원안대로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일단 봉합되자 이번에는 부산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싸고 충돌이 본격화하는 등 시와 시의회의 대립 전선이 예산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10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이날 추가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부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원안 가결했다. 당초 김태효 기재위원장이 발의한 ‘시장 직속 비서실 신설 조례’와 부산시 조직개편안이 병합 심의될 경우 조직개편안 통과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시의회가 비서실 신설 조례를 사실상 접고 정무직 견제 장치를 별도로 마련하면서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앞서 시의회는 비서실 신설 대신 ‘부산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1급 상당 정무직 공무원을 시의회 출석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11일 관련 조례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부산시에 등록된 19명의 정무직 공무원 가운데 정경원 정무특별보좌관과 홍순헌 정책협치특별보좌관 등 1급 상당 정무직이 시의회에 출석해 업무와 권한 행사 등에 대해 직접 답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두 사람은 시 정무라인을 사실상 총괄하는 고위직이라는 점에서 당초 비서실 신설 조례가 겨냥했던 정무직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시의회 판단이다. 부산시 역시 조직개편안과 비서실 신설 조례가 충돌하면서 조직개편 자체가 장기간 표류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시와 시의회의 갈등 국면은 계속되고 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부산시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편성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주요 사업 예산에 잇달아 칼을 대며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비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편성한 363억 원이 핵심 쟁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300억 원을 오페라하우스 건립 예산으로 돌리고 나머지 63억 원만 캐시백 확대에 사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부산시는 당초 동백전 캐시백 비율을 연말까지 10%로 유지하기 위한 국·시비 927억 원과 함께, 캐시백 비율을 10%에서 15%로 100일간 한시 확대하기 위한 363억 원을 편성했다.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경우 15% 캐시백 적용 기간이 당초 100일에서 20일 안팎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밖에도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부산형 노인일자리사업, 장애인 일자리 확대지원사업 등 민생 관련 사업 예산도 삭감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 한갑용 원내대표는 “민선 9기 부산시가 아직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업에 대해 일부도 아닌 전액 삭감 형태로 나가는 것은 시정 동력을 훼손하는 몽니”라며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된다면 민주당 시의원들도 강경 모드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