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년만에 동원과학기술대를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으로 이끈 이문한 감독. 이문한 감독 제공
지난달 20일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동원과학기술대가 결승전에서 여주대를 5-3으로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동원과기대의 전국 대회 첫 우승이었다.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지만 매 경기 탄탄한 전력으로 동원과기대는 강호들을 무너뜨렸다.
창단 후 6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이문한(61) 감독은 “대학 야구에는 투구 수 제한이 없지만 이기기 위해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으려고 매 경기 노력했다”며 “매 경기가 고비였고 위기였다”고 웃어 보였다.
2021년 창단한 동원과기대는 창단 후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 선수 7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을 프로 무대로 보냈다. 거기에 더해 전국 대회 성적으로 성적과 학생 진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었다. 이 감독은 “4년제 대학은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전력을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다”며 “선수들이 팀 성적과 함께 2년 뒤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팀 운영의 원칙이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대학 생활 2년 동안 ‘절실함’을 가장 강하게 주문한다. 그는 “‘너희에게는 2년밖에 없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절실함을 가지고 후회 없이 해보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한다”며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본 경험은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우승 직후 헹가래를 받고 있는 이문한 감독. 이문한 감독 제공
이 감독의 일은 단순히 운동장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이 감독은 9~10월이 가장 바쁘다. 내년을 함께할 선수를 모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선수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 직접 신입생 모집 안내문을 올리고 선수와 지도자에게 일일이 학교를 알리기 위해 연락한다. 이 감독은 “4년제 대학은 지원자가 들어오면 입학 요강에 따라 선수를 뽑을 수 있지만 전문대는 선수 모집을 위해 감독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며 “부산·경남권 전문대 사이에서 좋은 선수를 모집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전쟁”이라고 말했다.
직접 선수 영입에 팔을 걷고 나서는 만큼, 2년의 시간 동안 이 감독은 선수들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선수들과 함께 합숙하는 것도 선수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이 만든 행동이다.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지만,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이 감독은 선수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직접 데려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향과 가정 형편까지도 대부분 알고 있다”며 “편입이든 취업이든 지도자의 길이든 어떻게든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역할할 때 감독으로서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부산 대신중과 경남상고, 동국대를 거쳐 1984년 좌완 투수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그해 롯데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고 1988년까지 고향팀에서 뛰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1991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삼성에서 스카우트와 운영팀장, 국제 스카우트 부장 등을 지냈고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국제 부문에서도 근무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 운영부장을 맡은 뒤 2021년 동원과기대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