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5일 서울 국회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등이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세사기특별법 연장과 추가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박성훈 의원실 제공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시행하고 있는 특례채무조정 이용자가 3900명에 육박하고, 이들이 떠안은 채무가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무조정 이용자의 약 90%가 20·30대로 나타나 전세사기로 인한 청년층의 금융 부담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13일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례채무조정 제도가 시행된 2023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실제 채무조정을 이용한 피해자는 총 389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이용자는 2023년 94명에서 2024년 797명, 2025년 1507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불과 7개월 만에 이용자가 1500명으로, 지난해 연간 이용자의 99.5%에 달한다.
이들이 떠안은 총 채무액은 3942억 원, 채무조정을 받은 금액은 2943억원에 각각 달했다. 1인당 평균 채무액은 약 1억원 수준이다.
박성훈 국회의원. 박성훈 의원실 제공
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박성훈 의원실 제공
주택금융공사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최장 20년 분할상환과 상환유예, 이자감면 등의 특례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3784명이 최장 20년 분할상환을 이용했고, 2016명이 상환유예를 적용받았다. 이자감면액은 총 24억 4000만 원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체 특례채무조정 이용자 3898명 가운데 30대가 2023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1.9%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20대 역시 1455명으로 37.3%를 차지했다. 20·30대를 합하면 3478명으로 전체의 89.2%에 달했다. 이어 40대 318명, 50대 77명, 60대 24명, 70대 1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5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 673명, 인천 668명, 대전 642명, 부산 421명 순이었다. 수도권 3개 지역(서울·인천·경기)만 2293명으로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별도 금융지원 규모도 1조 원을 넘어섰다. 주택금융공사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경우 일반 보금자리론과 달리 소득 제한을 두지 않고 주택가격 요건도 9억 원 이하로 완화하는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공급된 주택보증 금융지원은 총 1만 4563건, 1조 18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피해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기존 대출을 저금리 버팀목전세대출로 대환하기 위한 특례갱신보증이 1만 2337건·1조 928억 원으로 전체 지원금액의 91.9%를 차지했다. 반면 피해주택이나 신규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특례구입자금보증은 2160건·930억 원, 피해주택 경·공매 이후 다른 임차주택으로 이전하기 위한 특례전세자금보증은 66건·38억 원에 그쳤다.
박성훈 의원은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잃은 것도 모자라 수천억 원의 빚까지 피해자 몫으로 남았다”며 “특히 채무조정 피해자의 90%가 20·30대인 만큼, 빚을 20년간 나눠 갚게 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실질적인 채무경감과 재기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