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 자진 사퇴 이후 2기 개각을 마무리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논란도 거세진 상태라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김 후보자 등에 대한 사퇴를 압박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나서 용 후보자에게 후보직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SNS에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 자진 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 겸직 의사를 밝힌 데다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 ‘셀프 임명’ 의혹 등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은 상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 철회 등의 부담을 떠안기 전에 김 대표가 먼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까지 버티며 의혹을 해소하겠단 의지를 보였지만, 여당 지도부가 자진 사퇴를 권유하자 13일 결국 자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그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직은 지키겠단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자진 사퇴를 요청한 건 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여권까지 확산한 게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20~30대 지지율이 하락한 게 결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용혜인 리스크’를 지우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야권에서 제기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은 돌파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보지만,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추진할 인물로 평가받는 데다 여러 논란으로 여론은 탐탁지 않은 상황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을 향한 부동산 관련 의혹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14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인사청문회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장관 후보자 5명 등 공직 후보자 7명이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자진 사퇴 이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이번 사태는 청와대 인사 라인의 명백한 검증 실패”라며 “이 대통령은 용혜인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 라인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용 후보자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선 김승원 후보자 차례”라며 “이 대통령은 이제라도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김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13일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김 후보자가 연루된 신약 로비 의혹을 ‘표적 수사’했다는 여권 주장에 반발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승원은 당시에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란 뜻의 속어)’이었는데 누가 듣보잡을 표적 수사하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