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낙마하자 야권이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정조준하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여권은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추가 낙마를 막기 위해 김 후보자 등에 대한 총력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를 ‘공소 취소 특임장관’에 비유하며 “치정, 로비, 주가조작까지 범죄영화를 방불케 한다”고 했다. 그는 “이처럼 하자 많은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려는 사실 자체가 청와대 의중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에만 매몰돼 있단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신약 로비 의혹뿐 아니라 가족 연계 협동조합 문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 후보자를 다시금 직격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김 후보자가 경기도당 위원장 시절 당직자들한테 급여를 페이백 받아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있고, 자녀 위장전입 문제도 있다”며 “워낙 큰 게 있으니 이런 문제들도 심각한데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진 의원들도 집중 공세에 가담했다. 5선 나경원 의원은 SNS에 “김 후보자의 청탁 전화에 대한 첫 반응은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다’였다”며 “국민 생명보다 돈”이라고 질타했다. 5선 윤상현 의원도 SNS에 “배우자가 센터장으로 근무하는 기관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세금이 투입되는 바우처 사업의 제공기관으로 지정됐다”며 “두 자녀까지 근무하며 급여를 받아왔다면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김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을 공개하며 연일 난타에 나섰다. 한 의원은 14일 신약 로비 논란에 대해 “식약처가 속아서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면 93명의 시민이 독약을 먹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승원 오빠의 로비가 저런 황당한 일을 가능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친한(친 한동훈)계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호남향우회장 부녀가 김 후보자 의원실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야권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다른 인사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강 후보자는 일가족이 철거민으로 위장해 강남상륙작전을 감행했다”며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이 편법으로 자기 가족 주머니만 지킨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왼쪽 네번째)가 14일 강원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상호 도지사, 최고위원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 청문회를 하루 앞둔 14일 방어에 집중했다. 향후 국정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추가 낙마를 막기 위해 엄호에 나섰다.
여당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 김 후보자에 대한 야권 공세를 허위와 조작으로 규정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강원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 없는 허위·조작 공세에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이 탈탈 털어서 기소유예했기 때문에 (신약 청탁 의혹은) 불식된 것”이라며 “주가 조작도 김 후보자가 전혀 관련성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김 후보자 음주 운전과 자녀 위장전입 문제를 두고 “현실적으로 이슬만 먹고 사는 분을 후보자로 고를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낙마 공세’를 주도한 무소속 한 의원에 대한 역공에도 나섰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이 정치 공세에 동원하는 녹취록 등은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검찰이 확보한 수사 자료라는 의혹을 받는 것들”이라며 “야당 정치인을 겨냥한 수사로 쌓인 자료가 정치 선동을 위한 재료로 등장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엄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인사 라인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3일 SNS에 “모든 비난을 대통령께 향하게 한다면 인사 라인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논란이 되는 후보들에 대한 추가 조치에 나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