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이 지난 19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반대 여론에 부딪힌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의 자진 사퇴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후유증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바닥 민심을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이 여당의 역할임에도 여론을 거슬러 임명을 관철시키려 했고,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기대했던 지지율 상승 효과는커녕 오히려 역풍의 빌미가 제공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민주당은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포기하더라도 자당 소속인 김 전 후보자는 지켜내야 한다는 소위 ‘김생용사’ 전략을 펼쳤다. 용 전 후보자의 각종 논란에는 냉정한 시각을 유지했지만, 김 전 후보자에 대해선 사퇴하기 전날까지도 총력 사수에 ‘올인’했다. 김민석 대표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지난 11일에도 “지켜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감쌌고,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이슬만 먹고 사는 분을 후보자로 고를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에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김 후보자의 눈물 해명에 따라 우는 의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의 이런 언행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청문회 당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임명 반대(52.1%)’가 찬성(25.1%)의 2배 수준이었던 민심과는 크게 괴리됐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고, 뒤이어 김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어색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특히 추가 의혹과 관련한 탄원서가 이 대통령 회견 전날 청와대에 제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민주당의 입지를 더 좁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해 유독 총력 사수 전략에 나선 데에는 김 전 후보자의 여권 내 상징성이 거론된다. 당내 ‘공소 취소’ 모임을 이끄는 김 전 후보자를 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했고, 강성 지지층 반응을 고려할 때 당으로서 다른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 공세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주도했다는 점도 민주당의 선택지를 좁히는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핵심 가치인 검찰개혁의 대상인 한 의원이 제기한 의혹들에 강경하게 맞서는 방법만이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었을 거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뒤에도 “수사 기록 유출 연루 의혹은 끝까지 단죄해야 한다”며 한 의원에 대한 공세는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 의원에 밀려 후보자가 낙마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게도 구럭도 다 잃은 형국이 됐다. 개각 효과는 온 데 간 데 없고, 용 전 후보자의 사퇴 과정에서 진보 정당들과의 연대 동력도 훼손됐다. 여기에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당내 불만은 향후 당청 간 뇌관으로 잠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단 민주당은 남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개각 후폭풍 수습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두 후보자는 임명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 안정 등 민생 이슈를 선점하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바구니를 든 국민의 손끝에는 여전히 물가 부담이 남아 있다”며 “민주당은 연휴가 끝나는 순간까지 물가와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3.1%p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