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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공사 ‘다면평가 허들제’는 재량권 남용”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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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공사 전경. 부산일보DB 부산도시공사 전경. 부산일보DB

승진 대상자가 전 직원 대상 다면평가에서 일정 점수를 얻지 못하면 대상에서 배제되는 부산도시공사 ‘다면평가 허들제’에 따른 처분을 놓고 법원이 ‘무효’라는 판단을 내놨다. 허들제는 도입 당시부터 논란(부산일보 2025년 7월 7일 자 12면 보도)이 끊이지 않았는데, 법원이 상위 규정에 위배되는 재량권 남용으로 본 만큼 제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산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이호철)는 지난 9일 부산도시공사 직원 A 씨가 부산도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승진 대상자 제외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면평가 허들제에 근거해 원고를 2026년 상반기 정기인사 6급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한 처분은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 남용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다면평가 점수가 7점 미만일 경우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해 근무성적평정 등 다른 평정 결과와 관계없이 다면평가 평정만으로 승진후보자 명단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다면평가 평정은 10%만 반영하도록 한 상위 규정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앞서 직원 A 씨는 지난해 말 다면평가에서 7점 미만을 받아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A 씨는 입사 1년만 지나면 적용되는 다면 평가에서 업무를 함께 한 경험이 없는 직원도 평가를 할 수 있고, 평가위원 선택에 따라 평가를 생략할 수도 있으며, 2점부터 10점까지 등급을 매겨 점수를 산정하지만 구체적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아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감사 요청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이러한 평가 방법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1명의 직원만 평가에 참여한 경우 그 직원 평가만으로 다면평가 평정점이 결정될 수도 있다”면서 “평가 과정이나 결과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데 이러한 다면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승진대상자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인 승진임용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허들제는 노사 협의와 1년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됐지만, 지난해 1월 도입 당시에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 빗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행정, 건축, 토목직 등 다양한 직렬 간 승진 경쟁이 과거부터 치열했는데, 다면평가 허들제가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노사 협의를 거쳐 도입할 당시에는 소위 ‘갑질’ 하는 상사들이 다면평가 결과와는 상관 없이 승진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제도 도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도 판시했듯, 부산 소재 공공기관과 전국 도시개발공사 등 39개 기관 중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31개 기관이었으나 이 중 다면평가 결과만으로 승진을 제한하는 허들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부산도시공사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내부적으로 논의가 계속돼 왔는데, 판결문이 나온 만큼 제도 개선에 대한 검토와 노사 협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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