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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만든 울림, 도시 전체를 무대로…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개막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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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문화플랫폼 지하 1층에 설치된 '원 오션'(2026)과 김진아 작가. 녹색 맥주병을 고온에서 녹여 유리 벽돌(방위를 뜻하는 4개를 더해서 총 112개)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한국의 맥주 문화에 스며든 역사를 되짚는 한편, 진해·칭다오·코토누에서 채집한 파도 소리를 사운드 작업으로 선보인다. 부산 출신의 작가는 서울에 거주하며 부산과 파리에서 작업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진해문화플랫폼 지하 1층에 설치된 '원 오션'(2026)과 김진아 작가. 녹색 맥주병을 고온에서 녹여 유리 벽돌(방위를 뜻하는 4개를 더해서 총 112개)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한국의 맥주 문화에 스며든 역사를 되짚는 한편, 진해·칭다오·코토누에서 채집한 파도 소리를 사운드 작업으로 선보인다. 부산 출신의 작가는 서울에 거주하며 부산과 파리에서 작업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옛 진해역에 설치된 통영 출신 심문섭의 ‘반추’(2026). 통영의 바다에서 출발한 배가 과거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교차했던 역사에 머문다. 자개로 상감한 배에는 바다와 철길, 출발과 도착이라는 서로 다른 시간이 포개진다. 김은영 기자 key66@ 옛 진해역에 설치된 통영 출신 심문섭의 ‘반추’(2026). 통영의 바다에서 출발한 배가 과거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교차했던 역사에 머문다. 자개로 상감한 배에는 바다와 철길, 출발과 도착이라는 서로 다른 시간이 포개진다. 김은영 기자 key66@
옛 진해역에 설치된 김수자의 신작 ‘연역적 오브제-더 그리드’(2026). 벽돌을 반복적으로 쌓아 만든 이 작업은 김수자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직조와 바느질, 보따리의 구조를 건축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이 작품은 영구 설치작은 아니다. 김은영 기자 옛 진해역에 설치된 김수자의 신작 ‘연역적 오브제-더 그리드’(2026). 벽돌을 반복적으로 쌓아 만든 이 작업은 김수자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직조와 바느질, 보따리의 구조를 건축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이 작품은 영구 설치작은 아니다. 김은영 기자
창원역사민속관 누각에 설치된 조소희의 ‘…어디…’(2020). 가는 실을 코바늘뜨기로 이어서 거대한 원을 만든 작품인데, 거대한 그물처럼 공간을 채우고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는 작품 사이로, 빛과 공기가 통과하고 관람객의 시선이 교차한다. 작가는 이를 ‘공백을 짜는 일’로 표현했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창원역사민속관 누각에 설치된 조소희의 ‘…어디…’(2020). 가는 실을 코바늘뜨기로 이어서 거대한 원을 만든 작품인데, 거대한 그물처럼 공간을 채우고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는 작품 사이로, 빛과 공기가 통과하고 관람객의 시선이 교차한다. 작가는 이를 ‘공백을 짜는 일’로 표현했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성산아트홀 1층 로비에 설치된 멕시코 작가 페드로 레이예스의 ‘핵무기 제로1’(2021). 눈에 보이지 않는 핵 위협을 조형적 형상과 시간의 언어로 가시화하고, 이를 먼 미래의 추상적인 공포가 아닌 지금 우리가 함께 마주하고 응답해야 할 현실의 문제로 끌어온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1층 로비에 설치된 멕시코 작가 페드로 레이예스의 ‘핵무기 제로1’(2021). 눈에 보이지 않는 핵 위협을 조형적 형상과 시간의 언어로 가시화하고, 이를 먼 미래의 추상적인 공포가 아닌 지금 우리가 함께 마주하고 응답해야 할 현실의 문제로 끌어온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1층 3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중국 작가 정다(Zheng Da)의 신작 ‘생리적 반응3: 창원 프로젝트’(2026). 창원 도시의 움직임을 소리로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산·진해·창원 세 지역에 설치한 센서로 바람의 변화를 실시간 측정한 후 전시장 안의 소리로 변환했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성산아트홀 1층 3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중국 작가 정다(Zheng Da)의 신작 ‘생리적 반응3: 창원 프로젝트’(2026). 창원 도시의 움직임을 소리로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산·진해·창원 세 지역에 설치한 센서로 바람의 변화를 실시간 측정한 후 전시장 안의 소리로 변환했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2026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성산아트홀 야외 전시장 모습. 김은영 기자 2026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성산아트홀 야외 전시장 모습. 김은영 기자

‘조각이 다시 인간을 공명하게 하는 장이 될 수 있을까.’

지난 9월 30일 개막해 11월 15일까지 47일간 열리는 ‘2026창원조각비엔날레’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창원특례시와 (재)창원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올해로 8회를 맞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공명장(Resonance Field)’이다. 한국의 조혜정, 중국의 장쥔(Jiang Jun) 공동 예술감독과 양국 큐레이터 4인이 기획을 맡았으며, 세계 74개 팀 81명의 작가가 참여해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수자, 마날 알도와얀, 심문섭, 정다(Zheng Da), 유수진 등은 창원에 특화된 장소특정적 신작을 공개했다.

무대는 본 전시가 열리는 성산아트홀을 비롯해 창원의집, 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 등 도시 전역으로 확장됐다. 통합시로서 마산·창원·진해라는 서로 다른 기억과 역사가 중첩된 다원성을 ‘공명의 조건’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조혜정 감독은 “공명은 같음이 아니라 차이에서 시작된다”며 “실제 공간을 점유하는 조각의 물질적 경험을 매개로 나와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는 가능성을 보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개념은 이번 비엔날레의 키 비주얼에서도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전통 오방색에서 출발한 여러 색의 띠가 하나로 섞이지 않고 각자의 색을 유지한 채 만나면서 또 다른 색을 만들어내는 형상이다.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포스터와 전시장을 안내하는 입간판. 김은영 기자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포스터와 전시장을 안내하는 입간판. 김은영 기자

■물질과 신체가 만나는 변화의 사건

성산아트홀 1~2층과 지하 스페이스, 야외공간을 아우르는 본 전시는 조각을 완결된 물체가 아닌 ‘사건’으로 규정한다.

성산아트홀 중앙계단에서 만날 수 있는 한요한·박가인의 미디어 설치 작품 ‘창원을 봄’(2026). 계단 위쪽에 영구 설치된 백남준의 미디어 탑 ‘창원의 봄’(2000)을 오마주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중앙계단에서 만날 수 있는 한요한·박가인의 미디어 설치 작품 ‘창원을 봄’(2026). 계단 위쪽에 영구 설치된 백남준의 미디어 탑 ‘창원의 봄’(2000)을 오마주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1층 1전시실에 전시된 중국 상하이 출신의 류젠화 '흔적'(2011). 수묵의 번짐과 얼룩이 만들어낸 형상을 도자 기법으로 확대하고 재현한 작품이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1층 1전시실에 전시된 중국 상하이 출신의 류젠화 '흔적'(2011). 수묵의 번짐과 얼룩이 만들어낸 형상을 도자 기법으로 확대하고 재현한 작품이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필리핀 작가 파트리시아 페레즈 유스타키오의 설치 작품 '이전에, 그 이전에'(2025). 아바카 섬유와 식민지 시대 이미지 등을 겹쳐 물질 속에 남은 교역과 식민의 기억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펼쳐 보인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필리핀 작가 파트리시아 페레즈 유스타키오의 설치 작품 '이전에, 그 이전에'(2025). 아바카 섬유와 식민지 시대 이미지 등을 겹쳐 물질 속에 남은 교역과 식민의 기억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펼쳐 보인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글루클랴의 '안티고네 업데이트 코러스 1'(2022) 연작. 이주민과 여성 노동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새롭게 해석한 설치·퍼포먼스 작업이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글루클랴의 '안티고네 업데이트 코러스 1'(2022) 연작. 이주민과 여성 노동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새롭게 해석한 설치·퍼포먼스 작업이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백인곤의 '물과 바람의 기억'(2023). 작가는 물과 바람이 지나간 뒤 남기는 흔적처럼 기억 역시 사라지면서 동시에 몸 안에 쌓인다고 본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6전시실에 전시된 백인곤의 '물과 바람의 기억'(2023). 작가는 물과 바람이 지나간 뒤 남기는 흔적처럼 기억 역시 사라지면서 동시에 몸 안에 쌓인다고 본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7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정성진의 ‘이합군상 Ⅱ’(2026). 백남준의 작업을 오마주하고 있다. 좌우로 정성진의 '이합토르소Ⅰ·Ⅱ'(2026)가 함께 배치됐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 2층 7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정성진의 ‘이합군상 Ⅱ’(2026). 백남준의 작업을 오마주하고 있다. 좌우로 정성진의 '이합토르소Ⅰ·Ⅱ'(2026)가 함께 배치됐다. 김은영 기자
하스미나 요베트&루이스 페르난데스 폰스의 ‘창원 핑퐁’(2026). 창원·마산·진해의 통합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역사와 장소성을 지닌 세 지역의 관계를 탁구라는 일상의 놀이로 풀어낸다. 김은영 기자 하스미나 요베트&루이스 페르난데스 폰스의 ‘창원 핑퐁’(2026). 창원·마산·진해의 통합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역사와 장소성을 지닌 세 지역의 관계를 탁구라는 일상의 놀이로 풀어낸다. 김은영 기자

1층 중앙계단에서는 한요한·박가인의 미디어 설치작 ‘창원을 봄’(2026)이 관람객을 맞는다. 백남준의 ‘창원의 봄’(2000)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20L 창원 쓰레기봉투를 든 여인상 등을 통해 도시 표면 아래 감춰진 욕망을 키치적으로 들여다본다. 로비에는 페드로 레이예스의 거대한 공기 주입식 버섯구름 ‘핵무기 제로1’(2021)이 솟아 있어 핵 공포를 물질적 규모로 가시화한다.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서면 마산·진해·창원 세 지역의 바람 변화를 실시간 소리로 변환한 정다의 ‘생리적 반응3: 창원 프로젝트’(2026), 수묵의 번짐을 도자로 재현한 류젠화의 ‘흔적’(2011)이 펼쳐진다.

2층에서는 통찰과 기억의 흔적을 담은 파트리시아 페레즈 유스타키오, 백인곤, 글루클랴의 작품과 더불어, 관람객이 직접 탁구를 치며 세 지역의 관계성을 체험하는 하스미나 요베트&루이스 페르난데스 폰스의 ‘창원 핑퐁’(2026)이 눈길을 끈다. 정성진의 ‘이합군상 Ⅱ’(2026) 역시 백남준의 작업을 오마주하고 있다.

조혜정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이 개막 하루 전인 9월 29일 창원문화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시 주제 '공명성'을 설명하고 있다. 조 감독은 “공명은 같음이 아니라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조혜정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이 개막 하루 전인 9월 29일 창원문화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시 주제 '공명성'을 설명하고 있다. 조 감독은 “공명은 같음이 아니라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성산아트홀에선 두 예술감독이 공동 기획한 본 전시 외에도 각자 기획한 두 개의 특별전도 지하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조 감독이 기획한 ‘조각 이전의 조각’은 공명의 조건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에서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담았고, 장쥔 감독이 기획한 ‘창원조각아틀라스’는 공명이 지속되는 구조를 탐색한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대표 연작 ‘합이합일 분이분일’(2013) 중에서.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쪼개고 다시 결합하는 ‘합’과 ‘분’의 원리를 조형화한 연작이다. 성산아트홀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 ‘조각 이전의 조각’에 출품됐다. 김은영 기자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대표 연작 ‘합이합일 분이분일’(2013) 중에서.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쪼개고 다시 결합하는 ‘합’과 ‘분’의 원리를 조형화한 연작이다. 성산아트홀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 ‘조각 이전의 조각’에 출품됐다. 김은영 기자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공동 전시감독이자 '창원 아틀라스' 특별전을 기획한 장쥔 예술감독. '창원 아틀라스'는 2026창원조각비엔날레를 위해 개발된 디지털 '도시·문화 지도' 플랫폼이다.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영 기자 2026창원조각비엔날레 공동 전시감독이자 '창원 아틀라스' 특별전을 기획한 장쥔 예술감독. '창원 아틀라스'는 2026창원조각비엔날레를 위해 개발된 디지털 '도시·문화 지도' 플랫폼이다.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영 기자

‘조각 이전의 조각’은 김윤신, 심문섭, 마더성, 박석원, 잔왕, 주밍 등 동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깎기·비우기·묶기·쌓기’라는 원초적 조형 행위를 통해 살핀다. ‘창원 조각 아틀라스’는 상하이의 아틀라스 매트 콜렉티브 팀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올해 출품작과 역대 창원조각비엔날레의 공공조각을 위치 정보로 연결한 지도형 디지털 아카이브다. 작품의 위치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원의 역사와 지리, 문화적 맥락 속에서 조각을 새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장 감독은 “익숙해져서 지나쳤던 도시의 조각들을 다시 보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조각을 통해 창원이라는 도시를 다시 읽어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장소와 만나서 비로소 살아나는 공명

전시장을 벗어나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들어서면 작품과 장소의 어우러짐이 한층 더 또렷해지며 ‘공명장’이라는 주제가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창원의집 마당에 설치된 딩이(Ding Yi)의 신작 ‘성수비’(星宿碑, 2026). 작가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十’ 기호를 한국의 비석문화와 연계해 구상한 작품으로, 날씨가 좋으면 조각 표면에 반사된 하늘과 구름, 관람객의 모습을 보는 것도 진풍경이 될 듯하다. 김은영 기자 창원의집 마당에 설치된 딩이(Ding Yi)의 신작 ‘성수비’(星宿碑, 2026). 작가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十’ 기호를 한국의 비석문화와 연계해 구상한 작품으로, 날씨가 좋으면 조각 표면에 반사된 하늘과 구름, 관람객의 모습을 보는 것도 진풍경이 될 듯하다. 김은영 기자
창원의집 퇴은정에 설치된 사우디아라비아 작가 마날 알도와얀의 황동 입술 조각 ‘내 말을 들어줘’(2026). 입술 조각에 달려 있는 채로 직접 두드려 소리를 내고 들을 수 있다. 이때 나는 소리와 울림은 말하기와 침묵, 발화와 응답의 문제를 환기한다. 작품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김은영 기자 창원의집 퇴은정에 설치된 사우디아라비아 작가 마날 알도와얀의 황동 입술 조각 ‘내 말을 들어줘’(2026). 입술 조각에 달려 있는 채로 직접 두드려 소리를 내고 들을 수 있다. 이때 나는 소리와 울림은 말하기와 침묵, 발화와 응답의 문제를 환기한다. 작품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김은영 기자
창원의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김성복의 ‘신화 2026’. 근엄한 해태와 호랑이가 단청의 오방색과 반복 문양을 입은 채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와 해학적 즐거움을 전한다. 김은영 기자 창원의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김성복의 ‘신화 2026’. 근엄한 해태와 호랑이가 단청의 오방색과 반복 문양을 입은 채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와 해학적 즐거움을 전한다. 김은영 기자
창원역사민속관 야외에 설치된 장준호의 ‘상상의 공동체’(2026). 의자에 앉아서 쉬어도 되지만, 각자의 자리는 서로 닿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장을 이룬다. 김은영 기자 창원역사민속관 야외에 설치된 장준호의 ‘상상의 공동체’(2026). 의자에 앉아서 쉬어도 되지만, 각자의 자리는 서로 닿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장을 이룬다. 김은영 기자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민성홍 작가의 '순환하는 신체_안테나 새'와 '가소성을 위한 연습'(2025-2026). 크리스털 라디오, 산수 이미지가 얹힌 세라믹 베개 등은 보이지 않는 신호를 몸의 감각으로 바꾼다. 김은영 기자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민성홍 작가의 '순환하는 신체_안테나 새'와 '가소성을 위한 연습'(2025-2026). 크리스털 라디오, 산수 이미지가 얹힌 세라믹 베개 등은 보이지 않는 신호를 몸의 감각으로 바꾼다. 김은영 기자

한옥 공간 ‘창원의집’ 마당에는 딩이(Ding Yi)의 신작 ‘성수비’(2026)가 길게 누워 하늘과 구름을 반사하고, 집안 곳곳에는 김성복이 설치한 작은 수호상 ‘신화’(2026)가 해학적 즐거움을 전한다. 누각 퇴은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마날 알도와얀의 황동 입술 조각 ‘내 말을 들어줘’(2026)가 설치돼 관람객이 직접 두드리며 울림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창원역사민속관에서는 공간을 그물처럼 채운 조소희의 코바늘뜨기 작품 ‘…어디…’(2020)와 장준호의 의자 설치작 ‘상상의 공동체’(2026)가 휴식과 시선의 교차를 선사한다.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선 민성홍이 ‘순환하는 신체_안테나 새’와 ‘가소성을 위한 연습’(2025-2026)을 통해 보이지 않는 신호를 몸의 감각으로 바꾼다.

옛 진해역 옆 진해문화플랫폼 1926 4층 난간에 설치한 중국 청두 출신 자오싱타오의 ‘그림자 클럽’(2021). 금지와 경고의 표시 등 공공장소의 시각적 기호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율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김은영 기자 옛 진해역 옆 진해문화플랫폼 1926 4층 난간에 설치한 중국 청두 출신 자오싱타오의 ‘그림자 클럽’(2021). 금지와 경고의 표시 등 공공장소의 시각적 기호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율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김은영 기자
진해문화플랫폼 1926 4층 난간에 설치한 자오싱타오의 ‘그림자 클럽’(2021). 김은영 기자 진해문화플랫폼 1926 4층 난간에 설치한 자오싱타오의 ‘그림자 클럽’(2021). 김은영 기자

옛 진해역 일대 전시도 눈길을 끈다. 1926년 세워져 올해로 건립 100주년을 맞은 이 역사는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처음 활용된다.

역사 안 플랫폼에 설치된 김수자의 신작 ‘연역적 오브제-더 그리드’(2026)가 벽돌의 그리드와 철길의 선형 구조를 연결한다. 이 작품은 영구 설치작이 아니다. 통영 출신 심문섭의 ‘반추’(2026)는 자개로 상감한 배를 통해 과거 만남과 이별이 교차했던 역사에 출발과 도착의 시간을 포개어 놓는다. 진해문화플랫폼 1926 4층 난간에는 금지와 경고의 표시 등 공공장소의 시각적 기호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율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 청두 출신 자오싱타오의 ‘그림자 클럽’(2021)이 설치됐다. 진해문화플랫폼 지하에는 김진아의 '원 오션'(2026)이 설치됐다. 녹색 맥주병을 고온에서 녹여 유리벽돌 108개(방위를 뜻하는 4개를 더해 총 112개)로 재구성하고, 진해·칭다오·코토누에서 채집한 파도 소리도 들려준다.

마산어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유수진의 설치작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2026). 통조림 약 1000개로 작은 도시를 만든 이 작품은 창원 거주 외국인의 국적별 인구 비율을 통조림 숫자로 옮겼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마산어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유수진의 설치작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2026). 통조림 약 1000개로 작은 도시를 만든 이 작품은 창원 거주 외국인의 국적별 인구 비율을 통조림 숫자로 옮겼다. 창원문화재단 제공

삶의 터전인 마산어시장 ‘충무상사’에는 유수진의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2026)가 들어섰다. 통조림 약 1000개로 창원 거주 외국인의 국적별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관객이 통조림을 가져가고 채우는 과정에서 숫자로 나뉜 경계가 끊임없이 섞이는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 정보는 공식 누리집(changwonbiennal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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