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광역시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앞둔 김상욱 울산시장이 연일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지역 언론은 깡패’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 시장이 이번에는 “지역 방송사 간부에게 머리 깨버린다고 말했다”고 언급해 당사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득권 타파를 내세운 김 시장이 언론과 공무원 조직에 잇달아 각을 세우면서 시정보다 유튜브 정치에 매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발단은 김 시장의 유튜브 방송 출연이었다. 김 시장은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민티07’에 출연해 취임 100일 소회를 밝히며 “기득권을 타파하겠다며 정면으로 싸움을 걸었고, 그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언론과의 갈등을 사례로 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공중파 모 방송국 국장에게 얘기했다. 머리 깨버린다. 정치를 하든, 언론을 하든, 사업을 하든 하나만 해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직 광역단체장이 언론사 간부에게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셈이다. 그는 다른 인터넷 방송에서 “해당 간부의 가족이 시 산하기관에 채용된 뒤 불미스러운 일로 고소당하는 등 언론과의 유착 관계가 있었다. 그걸 묵과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해당 간부 측은 지역 언론인 만찬 자리에서 김 시장과 의견 충돌로 말다툼은 있었지만 위협성 발언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간부는 김 시장에게 공식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시장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국회의원 신분이던 지난 1월 김 시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TK, PK 쪽은 국민의힘이 지역 언론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지역 신문사들이 자생력이 있느냐”라며 “나한테 협조 안되면 나쁜 기사 쓸거야 이거다. 그럼 이게 깡패지”라고 발언했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등 언론 단체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언론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항의 성명을 냈다.
김 시장은 취임 초부터 공개회의와 생중계, 인터넷 방송 출연 등 SNS를 통한 소통을 강조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공무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당선인 시절에는 인수위 회의를 공개해 공무원들을 노출시키고 일부를 질책하는 장면까지 내보내 비판을 받았다. 한 부서장의 업무보고를 들은 뒤 “협박으로 들린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장면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해당 공무원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김 시장이 “일부가 과도한 비난과 인신공격에 노출돼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업무보고 생중계에서 직원들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회의를 계속하는 장면이 퍼지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라는 옹호와 함께 “본인은 먹으면서 들을 수 있지만 보고하는 직원들은 편하게 먹을 수 있겠냐”, “밥 먹는 시간까지 아껴 일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쇼 아니냐”는 비판이 맞서는 등 SNS 소통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자극적인 발언과 장면이 유튜브에서 먼저 소비되다 보니 시장이 시정보다 유튜브 정치에 매몰되는 모습”이라며 “기득권 타파라는 명분 아래 기존 시정과 언론을 적으로만 간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