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대식 작가의 ‘ENCOUNTER’ 전시 대표작 ‘연경’. 홍티아트센터 제공
시간성을 이야기하는 시각 예술 작품을 만난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홍티아트센터에서 입주 작가 릴레이 개인전 ‘무한대의 사색’ 다섯 번째 전시로 편대식 작가의 ‘ENCOUNTER’가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편 작가는 물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시간성의 간극을 사유하고 표현한다. 이번 전시 제목인 ‘ENCOUNTER’는 과거와 현재, 나와 너, 평면과 공간이 뒤섞여 존재하는 것과 ‘직면함’을 뜻한다.
편대식 작가 ‘ENCOUNTER’
28일까지 홍티아트센터 전시
편 작가는 “현재를 보고 경험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현재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라고 말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별빛이 과거에 빛났던 별의 흔적인 것처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어떤 장면도 과거의, 이미 지나간 현재라는 의미다.
‘35975094960m의 거리’라는 작품은 이런 현재와 인식 사이의 거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실제로 35975094960m는 2분 동안 빛이 가는 거리다. 이 작품에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2분간 시차를 두고 영상으로 재생해 보여 준다. 관람객은 이미 자신이 관람하고 나온 빈 공간 속에서 과거에 작품을 바라보던 자신의 흔적을 보게 된다.
지금까지 편 작가는 연필을 재료로 평면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전통 한지를 여러 겹 덧붙여 두꺼운 종이를 만들고 위에 기하학 도형의 선을 눌러 자국을 냈다. 그 표면을 연필로 칠해 드러나는 시각적 환영과 이면에 존재하는 시간성 사이의 관계를 풀어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눈에 보이는 이미지만 소비하는 것을 보며 내재된 시간성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연경’은 나무판 표면을 다듬고 그 위를 연필로 검게 칠한 작업이다. ‘연필 칠’ 작업의 시간이 퇴적된 작품은 금속 표면과 같은 광택을 가진다. 시간이 퇴적된 검은 표면 위에 작품을 보는 사람과 주변의 현재 상태가 비치는 것이다. 편 작가는 “작품을 연필로 칠하는 행위는 나에게 있어 현재와 맞닿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ENCOUNTER’=28일까지 홍티아트센터. 오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