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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끊었다간 더 큰 위험 부르는 ‘침묵의 혈관질환’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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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어느 순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산부산대병원 주민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고지혈증 예방만 잘해도 심근경색이나 대동맥박리 같은 응급상황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어느 순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산부산대병원 주민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고지혈증 예방만 잘해도 심근경색이나 대동맥박리 같은 응급상황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몸에 특별한 이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면서 어느 순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혈관질환. ‘조용한 혈관질환’이라 불리는 ‘고지혈증’ 얘기다. 양산부산대병원 주민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수년 전부터 콜레스테롤이 높았지만 몸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방치하다가 결국 심근경색이나 대동맥박리 같은 응급 상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 같은 상황은 예방만 잘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상 없어도 혈관은 망가진다

고지혈증은 피 속의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아지거나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질환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래 유지되면 혈관 내벽에 ‘플라크’가 쌓이는데, 혈관이 일정 수준 이상 좁아지면 가슴이 조이는 협심증이 생기고 동맥경화가 일어난다. 플라크가 갑자기 파열되면 심장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즉시 막히면서 심근경색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뇌혈관이 손상되면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뇌졸중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고지혈증은 간단한 진단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식 또는 비금식 혈액검사로 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LDL이 16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으로 보며, 당뇨·고혈압·흡연·가족력 같은 위험요인이 있으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4~5년 간격으로 지질검사를 시행해도 충분하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 만성 신장질환, 대사증후군, 심근경색·협심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으면 LDL 콜레스테롤이 조금만 상승해도 실제 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이러한 위험요인이 있으면 매년 또는 6~12개월 간격의 정밀한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교정·약물치료

고지혈증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심근경색·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다. 생활습관 교정이 기본이다. 기름진 음식, 튀김, 가공식품은 줄이고 생선·채소·통곡물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주 5회 이상 빠르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금연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하지만 생활습관만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이미 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엔 약물치료가 필수다. 스타틴은 LDL을 낮추고 플라크를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고지혈증 치료의 표준 약물이다. 필요하면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 같은 약을 추가할 수 있다. 부작용 우려가 있지만, 대부분 조절 가능하며 복용으로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

고지혈증이 오랫동안 조절되지 않으면 관상동맥과 대동맥이 손상되면서 협심증·심근경색·대동맥류·대동맥박리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시술과 수술이 불가피하다. 특히 플라크 파열로 혈관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심근경색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병변이 넓거나 중요한 혈관이 여러 곳 좁아진 경우에는 스텐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흉부외과에서 대표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은 관상동맥우회술과 대동맥 인조혈관 치환술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해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드는 수술로, 다혈관질환이나 당뇨 동반 환자에서 장기 예후가 좋다. 대동맥치환술은 대동맥류나 대동맥박리에서 약해지거나 찢어진 혈관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비개흉 시술인 스텐트 삽입술도 관상동맥질환 치료의 중요한 옵션이다.

 

■수술 전후 관리 절실

수술 전에는 심장 기능, 폐 기능, 신장 기능 등 전신 상태를 평가해야 하고, 혈압·혈당·흡연 여부 등 위험요인을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는 수술 종류에 따라 중단 시점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특히 스타틴은 수술 전후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심장수술의 예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수술이나 시술을 받았다고 해서 고지혈증과 동맥경화가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관리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스타틴과 항혈소판제는 재발을 예방하는 핵심이며,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주 교수는 “수치 ‘정상’이 아니라 ‘유지’가 중요한 만큼 수치가 좋아졌다고 약을 끊어서는 안 되며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LDL은 고위험군에서는 7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금연은 어떤 약보다 강력한 예후 개선 효과가 있으므로 가족 모두의 관심이 중요하다. 식습관과 체중 조절은 평생 유지 가능한 패턴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주 교수는 “고지혈증 관리는 내 혈관 나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혈액검사 한 번, 약 한 알, 식습관 조절과 같은 사소한 선택이 심근경색·뇌졸중을 막아주는 가장 큰 투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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