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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양수도법’ 수십년 잔혹사, 민선 9기서 끝내자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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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선언적 차원을 넘어 법적으로 공고히 하는 작업을 민선 9기에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정부의 ‘5극 3특’ 국가 균형발전전략과 해양수산부 이전, 공공기관 재배치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이 해양수도의 위상을 세울 마지막 적기라는 판단이다.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선포한 2000년 이후 부산시는 글로벌허브도시법을 포함해 4차례 특별법 제정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제는 행정통합 논의와 더불어 울산과 경남까지 포함해 ‘남부 해양수도권’의 기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해 특별법에 재도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2000년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선포하며 동북아 해양관문도시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2005년 부산해양특별자치시 설치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2013년 해양경제특별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2020년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차례로 발의됐지만 모두 자동 폐기됐다. 해양수도를 법안 이름으로 내세우진 않았지만, 해양수도 관련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부산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역시 국회 상임위 문턱만 간신히 넘긴 채 계류 중이다.

부산의 특별법이 잇따라 좌초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제정 당위성에 대한 분위기 조성 없이 ‘부산의 특례’만 주장했다는 점을 꼽는다. 지역 발전을 위한 필요성에 부산시와 부산시민만 고취되었을 뿐 가장 중요한 국가적 명분이 부족했다는 이야기이다.

시 관계자는 “중앙부처에 예속되다시피 한 지방 행정을 탈피하고 있지만 특별법은 국회 통과도 어렵고 그 이전에 부처 협의가 더 큰 벽”이라며 “왜 부산만 특별한 권한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민선 9기에서는 접근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만을 위한 특별법이 아니라 남부권 전체의 성장 전략이라는 틀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을 포함해 울산과 경남의 민심까지 관통할 수 있는 논리 구조를 짜야하는 것이다.

부산시 민선 9기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부경대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지목했다. 특별법 통과로 부산이 해양수도라는 법적 지위를 갖게 됐지만 법안은 공공기관과 기업 이전 지원에만 국한되어 있는 이 법을 종합 버전의 특별법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차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해양수도특별법은 사실상 공공기관 이전 지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 법안을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과 경남을 포함하는 남부권 전체의 성장을 담보하는 특별법으로 재설계해 정치적 동력을 얻고 국회와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국무회의 규정을 개정해 기존 서울특별시장뿐 아니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남부 해양수도권’도 이에 준하는 법적 지위와 권한을 부여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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