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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는 SI로” 행정명령 서명…속도조절 대신 개발경쟁 우위 전략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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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9월 29일 AI 기업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29일 AI 기업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을 연방정부 공식문서에서 ‘슈퍼 인텔리전스(SI)’로 쓰도록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별히 기술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AI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I는 원래 AI 업계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돼 왔다. SI를 우리말로 바꾼다면 초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AI 통제를 위한 국제적 책략을 완전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공’이라는 표현보다 ‘슈퍼’가 기술의 본질을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며 “인공이란 말에는 가짜 같은 느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슈퍼 인텔리전스 시대의 개막’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연방 부처와 기관은 공식 서신과 대외 소통, 웹사이트, 보고서, 정책 문서 등에서 SI를 사용하게 됐다.

이처럼 용어 변경의 배경으로는 ‘AI 속도조절론’에 대응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개발을 통제하기 위한 규제 움직임에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미국 퀴니피액 대학교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가 AI 개발이 늦어지더라도 독립적인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 72%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학계에서는 용어 자체가 불러올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슈퍼 인텔리전스’가 인간의 능력을 광범위하게 넘어서는 고도화된 지능을 가리키는 기술적 개념으로 사용돼 왔는데, 미국 정부가 현재의 AI 기술 전반을 SI로 부르기 시작하면 두 가지 의미가 뒤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슷한 용어가 등장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최근 국가AI전략위원회 행사에서 빠른 기술 추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SI’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그는 “AI는 초지능(SI)을 넘어 스스로 진화하는 AI(Self-Improving Super Intelligence·SI)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내 속도 조절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를 고착화하고 종속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SI가 기존 AI를 대체하는 정부 공식 용어를 둘러싼 정치·정책적 논쟁이라면, SI는 국내 AI 업계에서 제시한 기술 전략 개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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