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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아래 일터 ‘폭염과의 전쟁’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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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혹서기를 맞아 ‘화채 드쎄오’(Hwachae de CEO)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혹서기를 맞아 ‘화채 드쎄오’(Hwachae de CEO)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체감온도 영상 33도를 가볍게 넘긴 14일 오후, 울산항 6부두에서 일을 하는 이기영 씨의 이마에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졌다. 이 씨는 “체감온도가 30도를 넘기면 점심 이후 휴게시간을 30분씩 늘려가며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상청은 부산·울산·경남 전역에 폭염·열대야주의보를 발효하며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를 예고한 날이다. 울산 온산의 최고 체감온도는 34도까지 치솟았다.

이에 부울경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온열질환 예방 대책이 쏟아진다. 부산의 HJ중공업은 폭염에 대비하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에게 얼음 생수와 선크림, 햇볕가리개, 에어쿨링 재킷과 함께 쿨스카프, 쿨토시, 쿨타월, 개인용 식염포도당으로 구성된 개인별 폭염 예방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사내 식당에서도 삼계탕과 육류 등 보양식을 늘리고 빙과류를 간식으로 내놓아 노동자들의 체력 유지를 돕는다.

경남 지역 제조업계 역시 폭염 대응 수위를 높였다. 거제 한화오션은 지난 2월 노사 합동 온열질환 예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올해부터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체감온도와 관계없이 오전·오후 각각 10분씩 추가 휴게시간을 운영한다. 한화오션은 “온도와 관계없는 휴식 부여는 조선업계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감온도에 따른 휴게시간 운영과 빙과류·음료 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부터 작업자가 위급 상황에 처하면 즉시 구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안전모에 비상 호출 버튼을 장착한 ‘퀵 SOS(Quick SOS)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또 기온이 38도 이상일 경우 옥외 작업을 제한하고 휴식시간을 강화하는 등 폭염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울산의 주력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업계는 올해 폭염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HD현대중공업은 혹서기인 지난 10일부터 점심시간을 30분 늘리고,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서면 추가 휴게시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동식 버스 휴게실과 그늘막 등 쉼터도 270여 곳으로 확충했다. 임원들이 현장을 돌며 화채를 건네는 밀착형 행사인 ‘화채 드쎄오’도 가동 중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작업장 내 제빙기를 상시 가동하고 빙과류를 상시 제공하고 있다. 화학·정유 대기업들도 바삐 움직인다. 에쓰오일은 고온 작업 시 매시간 10~15분씩 강제 휴식을 시행하고, SK에너지는 폭염경보 시 오후 2~5시 야외 작업을 중단시킨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백화점 야외 주차 안내원 등 현장 근무자의 폭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체온과 건강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냉방 장비와 그늘막을 운영하는 한편 냉수, 이온 음료, 쿨링용품 등 예방 물품을 적극 지원하며 온열질환을 예방한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폭염 시간대에는 근무와 휴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휴식 시간을 확대하고, 작업 환경과 업무 특성을 고려한 근무 스케줄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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