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진해 온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가 당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전면 시행 대신 점진적·단계적 도입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내 갈등 우려에 원내 반발이 확산하자 장 대표가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하지만 정기 당무감사에 당원 평가를 의무적으로 반영하고 하위 평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정희용 사무총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026년 정기 당협위원장은 기존 운영위원장 선출 방식대로 9월 15일까지 선출을 마치고, 현 당협위원장을 선출시까지 유임시키는 것으로 의결했다”며 “추석을 앞두고 당협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당원 직선제를 당협위원장이 공백 상태인 사고 당협부터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현 (34개)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에 대해선 즉시 공모를 실시하고, 조강특위의 자격 심사 후 유자격 신청자가 2인 이상일 경우에는 당원 직선제를 원칙으로 선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로 임기가 끝나는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중 사고 당협 34곳과 당협위원장 당원권 정지 3곳, 직무 정지 1곳을 제외한 216곳은 추석 연휴 전인 9월 15일까지 기존 방식대로 운영위원회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
당초 장 대표는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당원 투표로 다시 뽑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일부와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두 차례 의결이 보류됐다.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당권파는 물론 영남권 의원들까지 당원 직선제가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날 최고위 결정을 두고 장 대표가 당내 반발에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 갈등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진행되는 정기 당무감사에서 당원 평가를 50% 의무적으로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감사 결과 하위권에 포함된 당협은 위원장 교체 대상이 되고, 이후 조강특위 심사에서 복수의 적격 후보가 나오면 당원투표로 위원장을 다시 결정한다. 총선 공천 국면을 앞두고 당원의 입김이 한층 강화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당심보다 민심 확대를 강조해 온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당무감사와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해당 행위’에 대한 감점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최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받은 비당권파 현역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최근 윤리위 징계로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처분을 받은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지역구와 서병수 전 당협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 북갑에서 당협위원장 선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10개월의 처분을 받은 권영진(대구 달서병)·서범수(울산 울주) 의원의 지역구에서도 당협위원장을 새로 뽑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심 절차 등이 끝나 징계가 확정되면 이들 징계 대상 의원의 지역구는 조강특위를 거쳐 사고 당협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과 서 의원은 윤리위 징계를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권 의원은 법적 대응을 예고해 법률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당무감사를 둘러싼 비당권파의 우려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당원 게시판 사건 당무감사를 맡았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포함한 당권파가 당무감사를 활용해 비당권파를 찍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표적 당무감사를 통한 대대적 물갈이 예고”라며 “당원 평가가 양호하더라도 감점을 세게 받으면 교체 대상이 된다. 사실상 당무감사위가 당협위원장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동혁체제에서 해당행위는 정적을 제거하는 포장술에 불과하다”며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유예되었다 해서 안도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