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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승리 게이트’] 인성교육 없이 기획사 ‘아이돌’ 찍어내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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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멤버 승리에서 시작된 스캔들이 성매매 알선과 도박, 탈세와 공권력 유착 의혹까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왼쪽부터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과 이종현. 연합뉴스 빅뱅의 멤버 승리에서 시작된 스캔들이 성매매 알선과 도박, 탈세와 공권력 유착 의혹까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왼쪽부터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과 이종현. 연합뉴스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에서 시작된 스캔들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성매매 알선과 도박, 탈세를 넘어 공권력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다. 하나하나 거대한 폭탄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어 ‘승리 게이트’라는 말까지 생겨난 상황. 그로부터 시작된 불길은 가수 정준영, FT아일랜드 최종훈, 씨엔블루 이종현, 하이라이트 용준형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연예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뱅 멤버 승리에서 시작된 스캔들

클럽-경찰 유착에 마약, 성접대 의혹

가수 정준영 ‘몰카 유포’까지 일파만파

어린 나이에 뜬 아이돌 도덕적 해이와

기획사 관리·대응 부실 제일 큰 문제

신상털기 등 2차 피해 막는 게 중요

강남 클럽 버닝썬서 촉발된 ‘거대한 블랙홀’

시작은 김 모 씨가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당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곳이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승리도 SNS로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하지만 이내 클럽과 경찰의 유착, 마약, 탈세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승리의 성 접대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후 그가 연예계 절친들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촬영 영상을 공유했다는 것까지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채팅방에 있던 가수 정준영은 ‘몰카 유포’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채팅방 멤버 이종현과 최종훈도 성관계 영상을 공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종훈의 경우 3년 전 음주운전 적발 무마를 경찰에 청탁했던 것으로 보이는 채팅까지 추가로 발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다만, 이종현은 군 복무 중이라 경찰이 부대로 방문해 조사했다. 용준형은 정준영과의 1대1 채팅으로 불법 영상을 받아본 것이 알려지며 참고인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또 문제의 채팅방에는 배우 박한별의 남편인 유 모 씨가 있는 것이 밝혀졌고, 유 씨는 승리의 사업파트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외국인 성 접대 사건’의 관계자이다.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예인 채팅 멤버도 있다. 도대체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충격적 사태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들의 근본적 원인으로 해당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공개된 정준영의 채팅방에서는 여성을 물건처럼 취급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이 많이 보인다. 또 이러한 자신의 행위가 구속될 만한 것임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의 배경에는 그들의 특수한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김일겸 대중문화 마케터는 “아이돌은 어린 나이에 갑자기 ‘뜬’ 사람들이다 보니 일반인들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면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는 이가 생기고, 거기에 쉽게 물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이돌의 경우엔 어릴 적부터 소속사의 관리하에 있지만, 정준영 같은 경우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급격하게 유명해졌다. 김일겸 마케터는 “이렇게 ‘야생’으로 자란 경우라면 데뷔 전부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엔 정준영의 좋지 않은 행적을 고발한 수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 글들이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기획사들의 잘못은 없나

그렇다고 이들을 키워내고 관리하는 기획사들의 잘못이 적은 건 아니다. 오히려 보는 관점에 따라 연예인보다 더 큰 책임을 갖게 하다. 한국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육성은 가수로서의 테크닉 향상에 편중되어 있고, 인성 교육이나 올바른 가치관 확립 부분에 있어선 많은 문제를 노출해왔다. 박종규 음악평론가는 “연예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끼’다. 그러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끼만 보이면 크게 위법한 사건이 아니라면 연습생으로 선발하곤 한다”고 말했다. 김일겸 마케터도 “술·담배 정도는 가벼운 탈선이라고 보는 데다가 이를 ‘개과천선’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사건이 터진 후 기획사의 관리나 대응방식도 문제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비단 이번 사태뿐 아니라 과거에도 논란이 일면 많은 경우 ‘의혹 제기→기획사 반박→사실 발표→사과와 조치’의 과정이 반복됐다.

이를 두고 박종규 평론가는 음악시장 시스템과 기획사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선진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외국은 배급사, 레이블, 프로덕션이 따로 있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한국은 한 회사에 집중돼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이 무너지고, 가내 수공업처럼 (아이돌을) 만든다. 이런 환경에서 회사가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중요

대중음악계에선 이번 사태가 YG엔터테인먼트의 존립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YG는 SM, JYP와 함께 3대 기획사로 불리며 한때 시가 총액 1조 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현재는 절반가량인 6000억 원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정작 걱정해야할 부분은 YG의 행보가 아니다. ‘몰카 피해자’들의 신상정보가 노출돼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피해자가 누군지 묻는 글이 연관검색어에 뜨고 있다. 대중들은 정준영과 친했던 여성 연예인들을 의심했고, 지목당한 연예인들은 즉각 “허위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심지어 아이폰의 에어드롭(근거리 아이폰 이용자에게 신원을 감추고 영상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해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지난 14일 “근거 없는 억측과 신상털기 등 2차 가해를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종규 평론가도 “피해자들 신원 보호를 위해 언론과 대중 모두 말초적 관심에서 벗어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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