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강훈식 비서실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이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사의를 밝히면서 청와대 인사가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3실장’ 중 2명 이상을 교체하고, 수석과 비서관급 인사까지 단행해 지지율 하락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 ‘경기·성남 라인’에 인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귀국하는 이달 27일 전후로 강 실장 후임 인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명(친 이재명)계 뿐 아니라 친문(친 문재인) 인사 등이 하마평에 올랐고, 3주 정도 공석인 정책실장까지 동시에 인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정 쇄신을 위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까지 포함한 청와대 3실장 전원을 교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친명계인 천준호·한준호·박성준·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친문·친노(친 노무현) 인사까지 폭넓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당내 통합을 강조한 만큼 최재성·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비서실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여당 등을 향한 인사 책임론은 연일 거세지는 분위기다. 김 전 후보자와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 연이어 낙마한 이후 강 실장까지 사의를 밝힌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남·경기 라인’으로 꼽히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 실장 사의는 ‘꼬리 자르기’란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김 전 후보자 ‘낙마 사태’ 등에 대한 공개 언급을 꺼리고 있다.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지 나흘째인 22일까지 침묵을 지켰다. 김 전 후보자 낙마 이후 추가 의혹이 담긴 탄원서 등이 공개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김 전 후보자 지명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사였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승원 살리기’에 나섰던 김 대표는 “보면 볼수록 잘 된 인사”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인사 논란 등을 고리로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인사 문제와 정부 정책 등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린 이날 집회에는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뿐 아니라 지역 당협위원장, 지방의원, 당원들이 참석했다. 명절 민심 공략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인사 논란을 두고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이재명과 김현지”라고 언급하며 “그런데 현지 누나가 아니라 훈식이 형만 쫓아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현지 누나를, 경기·성남 라인을 쫓아내야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다”며 “1년 반 만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쑥대밭이 됐고 국민의 삶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연임을 꿈꾸고 있다”라고도 비판했다.
장 대표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국민이 70년간 목숨을 걸고 지켜온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딱 하나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외쳤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책 실패·인사 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