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등을 제작한 한국 영화계의 거목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24일 별세했다. 사진은 2002년 7월 8일 당시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문화공로 수훈한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오른쪽)와 임권택 감독. 연합뉴스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등을 제작한 한국 영화계의 거목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24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태흥영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낙상사고를 당해 약 1년 7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이 전 대표는 1980~1990년대 굵직한 영화를 만든 태흥영화사의 설립자다. 고인은 영화 ‘어우동’ ‘기쁜 우리 젊은 날’ ‘아제아제 바라아제’ ‘젊은 날의 초상’ ‘장군의 아들’ ‘경마장 가는 길’ ‘서편제’ ‘화엄경’ ‘태백산맥’ ‘금홍아 금홍아’ ‘축제’ ‘춘향뎐’ ‘취화선’ ‘하류인생’ 등 한국 영화계의 기틀이 된 작품을 다수 제작했다.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가족과 떨어진 뒤 어려움 속에 성장했다. 피난 온 부산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서울 배재고를 거쳐 동북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인은 1959년 첫 영화 ‘유정천리’를 만들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후 1973년 의정부 소재 빌딩을 인수한 고인은 그곳에 있던 극장을 운영하며 영화계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
1984년에는 부도 직전의 태창영화사를 인수해 ‘태흥영화사’를 설립했다. 20년 만에 다시 영화제작의 길로 나선 고인은 이때 임권택 감독과 ‘비구니’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영화 개봉은 불교계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고인은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 ‘뽕’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을 만들어 이름을 알렸다. 1989년부터 선보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장군의 아들’ ‘서편제’ 등이 잇따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실력있는 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취화선’ ‘하류인생’ ‘춘향뎐’ 등 임권택 감독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한 고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물 제작자로 위상을 굳혔다.
고인은 전국극장연합회 회장, 한국영화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영화제작자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93년에 문화의달 옥관문화 훈장 포상을 받았고, 2002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