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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국토·국방 전격 교체…‘왼쪽 챙기기’ 진영 통합 염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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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과 사법부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과 사법부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6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까지 포함된 ‘2기 체제’ 인선에 시동을 걸었다. 기존 ‘순차 개각’ 예상을 깨고 중폭의 일괄 개각을 단행한 것은 최근 부동산 정책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사를 통한 국정 쇄신 의지를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면 전환과 측근 챙기기, 외연 확장 셈법이 혼재된 이번 인선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경제정책 기조는 바꿀 의향이 1도 없고, ‘공소취소 특검’을 밀어붙이겠다는 ‘국정 테러’ 개각”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했다.

이번 인사에서 경제부총리, 국토부 장관, 국방부 장관 인선은 최근 부동산 정책 혼선과 ‘군심’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실상의 경질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날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에 교체 사실을 전달 받았고, 안규백 국방장관 역시 지난달 말 취임 1주년 메세지에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직무에 대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비거주 1주택 과세를 둘러싼 혼선 등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은 더욱 나빠졌고, 안 장관 역시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따른 예비역의 거센 반발, 여기에 방위병 복무 시절 군무 이탈 의혹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군 내부가 동요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다만 두 경제부처의 경우, 현직 차관이 승진 발탁된 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 핵심 라인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경제 정책의 틀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이 어제 ‘성장에서 분배로’라고 했고, 오늘 그 발언들을 실현할 인물이 (장관 후보자에) 내정됐다. 대통령과 정책실장이 그어놓은 선 안에서만 움직일 집행자일 뿐”이라고 이번 인선을 혹평했다. 국방장관 인선 역시 군심을 달래기 위해 문민통제 기조를 거스르고 정통 엘리트 군인 출신으로 ‘유턴’한 셈이지만, 이 대통령 스스로 “쿠데타 중심”이라고까지 비판한 육사 출신을 재기용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지선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경기도 재직 시절 남양주 왕숙지구 등 대규모 택지 조성 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어 공급 문제 해결의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경기도 기초단체 부시장으로 재직하다 현 정부 들어 9개월 만에 차관에 이어 장관까지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되면서 ‘측근 챙기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20년 ‘기본주택’ 설계에 관여했으며, 2021년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른바 ‘대장동 국정감사’ 때 답변을 보좌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 등을 두고 가장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정성호 전 장관 대신 김 후보자를 낙점한 것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검찰 개혁 후퇴’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지지층 분열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런 의구심을 수습하려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정무특보로 재발탁한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당내 ‘공소취소 모임’을 주도한 김 의원의 장관 임명은 이 대통령의 ‘재판 지우기’ 의지를 보다 노골화한 것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발탁된 배경에는 민주당보다 ‘왼쪽’을 자임하는 범여권 정당 등에도 두루 손을 내밀어 민주 진보 진영 지지 세력의 결속을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여당 지도부와 한 만찬 때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두고 ‘진보 코어 지지층의 이탈’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상황에서 집토끼 단속과 함께 차기 총선에서 진보 진영 통합까지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개각은) 민생·실용 확장의 당 기조와도 전면 부합한다”며 “역량과 젊음, 진보·개혁 연대의 강화로 상징될 개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본인 재판 취소에 총대를 멜 (법무)장관을 낙점한 것이며, 경제 정책, 부동산 정책을 1도 바꾸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장관을 방패로 앉혀 놓고 이 대통령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중폭 이상의 개각이 단행되면서 이번 가을 정기국회에서 기존 쟁점에 더해 대대적인 인사 검증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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