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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물관 “발굴 조사 앞서 나무 보호 방안부터 수립”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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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에서 수목 처리 방안 회의 참석자들이 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제공 지난 25일 오전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에서 수목 처리 방안 회의 참석자들이 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제공

속보=부산박물관이 앞으로 발굴 조사에 앞서 조사 구역 내 나무를 보호하는 방안을 세우기로 했다. 지난달 금강공원 고려청자 가마터(온천동 요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노거수 훼손 논란(부산일보 7월 8일 자 8면 등 보도)에 따른 조치다.

부산박물관은 지난 25일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 5차 발굴 현장에서 수목 처리 방안 회의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박물관은 유진철 범시민금정산보존회장과 동아대 차욱진 조경학과 교수 등을 위원으로 위촉해 조사 구역 내 수목 현황을 살피고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고촌리 고분군은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계 무덤 유적이다. 2021년부터 발굴이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5차 조사는 다음 달 말부터 오는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박물관에 따르면 조사 구역에는 나무가 총 68그루 있다. 이번 회의에서 조사 구역 내 큰 곰솔 12그루는 벌목하지 않고 두기로 했다. 곰솔은 뿌리가 아래로 곧게 뻗어 옆으로 자란 가지를 정리하면 나무를 살린 채 주변 발굴이 가능하다.

다만 이들 나무 아래에 무덤이 묻혀 있는지는 땅을 파봐야 알 수 있어, 조사를 진행하면서 나무별로 존치 여부를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나머지 잡목은 벌목하기로 했다. 현장이 등산로로만 접근할 수 있는 산지여서 다른 곳으로 옮겨 심기 어려운 데다, 조사 구역 전체가 무덤 터인 만큼 뿌리가 뻗으면서 유구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박물관은 벌목에 앞서 산림조사를 벌이고, 발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현장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그동안 발굴 조사에서 조사 구역 내 수목은 사실상 지장물로 취급됐다. 수종과 개체 수 등 기초적인 조사를 하는 정도였을 뿐 보호 대책을 별도로 세우거나 외부 의견을 듣는 절차는 없었다. 법적 의무 사항도 아니었다.

금강공원 온천동 요지 발굴이 이런 관행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온천동 요지 발굴 과정에서 수령 100년이 넘는 곰솔의 뿌리가 잘려 나가는 등 손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물관은 지난달 13일 발굴을 일시 중단하고 곰솔 8그루의 뿌리 분포도를 조사했다. 조사는 최근 마무리됐으며 박물관은 이를 근거로 28일 최종 조사 범위를 확정한다. 발굴은 다음 달 추석 전에 종료된다.

환경단체에서는 박물관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유 회장은 “지금까지는 별다른 협의나 조치가 없어 발굴 과정에서 나무들이 무분별하게 훼손됐다”며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앞으로 고촌리 고분군 외에 다른 발굴에서도 조사 구역에 수목이 있으면 환경단체, 전문가와 보호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부산박물관 김은영 조사연구팀장은 “앞으로는 발굴에 앞서 수목 보호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발굴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나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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