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국내 형사사법체계에 대대적인 변화와 초기 혼선이 예상된다. 경찰은 늘어나는 수사 부담에 대응하면서 수사 역량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도 조직 안착과 수사·기소 공백 방지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찰 수사의 질이다. 올해 부산경찰이 처리한 전체 형사사건은 다소 줄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1년 새 4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달부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고 경찰의 처리기한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되면서 일선 수사관들은 시간의 압박에 쫓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부산경찰이 수사인력 160명을 보강하기로 했지만,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한 수사의 완결성이 떨어지고 민생사건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2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경찰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처리한 형사사건은 모두 13만 34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 8346건보다 3.5% 감소했다. 반면 검찰이 부산경찰에 요구한 보완수사는 크게 늘었다. 올해 1~7월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56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52건보다 39.1% 치솟았다. 연간 보완수사 요구 건수 증가율이 2024년 4.7%(6619건), 2025년 8.7%(7197건)였던 점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재수사 요청의 경우 지난해 641건에서 올해 424건으로 34%가량 감소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 판단이나 공소 유지를 위해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재수사 요구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수사를 요구하는 절차다. 부산경찰은 올해 보완수사 요구가 급증한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석을 하지 않았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기능이 제한되는 제도 개편을 앞두고, 검찰이 직접 처리하기보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넘긴 탓에 보완수사 요청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문제는 새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10월 2일부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의 보완수사는 사라진다. 이에 따라 공소 유지에 필요한 모든 추가 사실확인과 증거보강 조치를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바뀐다. 게다가 보완수사 처리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다. 가뜩이나 부족한 경찰 수사 인력에 보완수사 기간마저 짧아진다면 시간의 압박에 수사 완결성 저하는 물론 민생사건도 보완수사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
지역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한 사건 송치를 위해 계좌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자금 사용처를 추적하면서 보름 넘게 매달린 적도 있다”면서 “지금도 장기사건 기준 180일 넘기지 않으려고 목구멍까지 찬 사건을 꾸역꾸역 빼고 있는데, 현재 인력 상황에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무리하라는 건 무리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수사인력을 160명 늘려 12명을 부산경찰청에, 148명을 경찰서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부산경찰청 수사부서 정원 2817명과 현원 2900명에 추가된다. 다만 신규로 뽑는 인력이 아니라 기존 기동대와 지역경찰, 교통 등 다른 부서에서 근무 중인 수사경과자를 중심으로 수사부서에 추가 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