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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술 시급한 시내버스 노선] 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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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앞 버스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도시철도 없는 데 버스 없고, 도시철도 있는 데 버스 있다.”

 전문가와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버스와 도시철도가 같은 구간을 달리는 ‘중첩 노선’ 문제를 대중교통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분석한다. 버스와 도시철도가 상호보완을 할지, 상호대체를 할지 명확한 관계 설정 없이 노선이 그어졌고 이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대중교통 빈부격차 속에서 ‘부산 버스는 안 가는 곳이 너무 많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생겼다는 뜻이다.

부전~모라 출퇴근 김 씨
4개 교통편 중 편의 따라 선택

녹산~사하 출퇴근 박 씨
15분 간격 버스 유일한 환승안

수년째 심각한 노선 쏠림 현상
노선개편위 일부 구간만 조정

강서·기장에 차고지 증설 절실
버스 이동 동선 빅데이터 구축도

 


 오거돈 시장이 취임 첫해에 밝혔던 도시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도시를 위해서는 버스와 도시철도 중첩 노선 해소를 전제로 한 버스 노선 개편과 함께 준공영제 취지를 살려 강서, 기장 등에 노선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널찍널찍’ vs ‘콩나물시루’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인근에서 모라역 인근 직장까지 출근하는 김 모(35) 씨는 매일 아침 4개의 선택지가 있다. 평소보다 일찍 나갈 경우 버스를 타고, 지각이 우려되면 도시철도를 탄다. 부전역에서 모라역까지 13개 도시철도역을 33번 버스가 그대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버스가 멈추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도시철도역에서 모두 내린다. 버스와 도시철도는 김 씨에게는 최선의 대체재다. 김 씨의 출근길처럼 도시철도역과 중첩돼 최소 10개 도시철도역과 운행 구간이 겹치는 부산 시내의 버스는 31번, 33번, 39번, 40번, 51번, 62번, 121번, 130번, 148번, 307번 버스 등 10개 노선에 이른다.

 반면 녹산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 모(44) 씨는 매일 퇴근시간 ‘지옥버스’를 경험한다. 사하에서 출퇴근하는 박 씨의 경우 15분 배차 간격으로 오는 58번 버스가 도시철도가 있는 하단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산단 조성 초기부터 노선 개설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장 셔틀버스 이외에 특별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박 씨는 “서면, 사상 등지에는 버스가 왕창 있는데 변두리에는 버스가 없는 건 같은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서 매우 억울하다”고 말했다.

 매년 1000억 원가량 보조금이 투입되지만, 버스와 도시철도를 누리는 시민은 누리고 버스와 도시철도 격오지에 있는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누리지 못하는 대중교통 ‘빈익빈 부익부’는 계획없는 노선 편성에서 시작한다. 시는 민원을 수렴해 노선개편위원회를 개최하지만 최근 3년간 2~3개 노선의 일부 구간 변경만 있었을 뿐 전체 노선 개편을 단행한 적은 없다. 대중교통 '빈익빈 부익부'는 버스 노선별 수익 차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 4월 기준 시내버스 수익 상위 노선 5곳은 모두 남포동, 서면 등 유동인구가 많고 도시철도 노선이 많은 중심가를 지난다. 반면 수익 하위 5곳의 노선은 모두 강서, 기장 등 도시철도가 없는 곳을 지난다. 이 지역은 역설적이게도 신도시 주민들과 산단 통근 탑승객들로 노선 신설 요구가 빗발치는 지역이다. 노선 증설 요구가 높은 지역에 버스 수익이 낮다는 점은 시민 수요에 맞는 버스 노선 재편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인프라 구축과 수요 파악 우선돼야

 부산시는 노선 중첩 문제의 원인을 부산 지형의 특수성으로 설명한다. 도심을 관통하는 중앙대로, 가야대로가 있고 이외 산지 지형에는 버스가 갈 수 없어 노선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형의 문제로 버스 노선을 볼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민 수요 파악과 도시철도, 버스의 분담이라는 취지 아래 일부 중첩노선을 통합하고 기장, 강서 등의 대중교통 불모지에 정책 노선을 대폭 신설하는 등의 버스 노선 대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버스 노선 개편을 위해서는 차고지 증설, 데이터에 기반한 시민 수요 파악이 노선 개편의 첫단추로 꼽힌다. 부산시에는 현재 버스 공영차고지가 부산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금정 공영차고지, 연제공영차고지 3곳에 불과하다. 버스업체 33곳 중 11개 업체만이 공영차고지를 이용하고 22개 업체는 각 회사별 차고지를 사용하고 있다. 차고지가 제한적이다 보니 버스가 출·도착할 수 있는 곳도 매우 제한적이다. 차고지를 도심 곳곳에 증설할 경우 출·도착 지점을 다양화 할 수 있어 노선 다양성 확보가 쉬워진다. 강서, 기장의 경우 시민들의 노선 충원 요구가 빗발치지만 차고지가 없어 노선 증가에는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노선 개편 등 부산 버스 대수술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이동 동선 파악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로 꼽힌다. 통상 버스를 이용할 때 승차 시에는 대중교통 카드를 찍지만 하차할 때는 환승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통카드를 찍지 않아 시민들의 출·도착 지역 분석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오문범 YMCA 사무총장은 “차고지를 다양화하고 시민들이 어디서 타서 어디서 내리는지를 파악한다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노선 감축과 증설도 충분히 가능해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노선 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도 노선 중첩 문제를 인지하고 현재 노선 개편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중교통 혁신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준용·서유리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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