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을 ‘사법부의 정치화’로 규정하며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민석 대표는 오 시장의 명태균 관련 의혹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당 내에서는 국정조사 추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AI(인공지능) 판사 도입 주장까지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는 꼼수”라며 차라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고 맞서면서, 오 시장 판결을 계기로 사법부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은 법리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을 무겁게 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준 사람이 있고, 받은 사람도 있는데 가장 큰 이익을 본 사람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했다”며 “이러한 판결이 유지되면 제삼자를 통한 정치 자금 우회 지원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 브로커의 민의 왜곡, 조작과 여론조사를 매개로 한 선거 개입 위험도 커졌다”며 “민주당은 오 시장의 명태균 관련 의혹과 서울시정의 각종 위법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런 식이면 제삼자 대납이 정치자금법을 우회하는 면죄부가 되고 만다”며 “대법원은 증거 평가와 법리 적용을 엄정히 심리해 항소심 판단의 잘못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제삼자 대납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치자금법의 실효성을 높일 입법 보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은 AI 판사 도입을 내걸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AI 판사 도입을 강력히 제안한다. 특히 정치적 사건부터 도입하자”고 밝혔고, 전용기 최고위원도 “AI 판사 도입을 적극 동의한다”고 가세했다. 서미화 최고위원은 “조희대 사법부가 의도적으로 오세훈 대망론에 불을 지핀 꼴”이라며 탄핵을 거론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 즉각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여권에서는 탄핵을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대표가 대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어떻게 기대할 수 있나.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정조사는 강제수사권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법원행정처 폐지와 조희대 탄핵을 추진하게 되면 그때 비로소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 국정조사는 정치적 간 보기”라며 “탄핵의 딜레마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겨우 내놓은 꼼수가 국정조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이 습관인 정당이니 국정조사 같은 꼼수를 쓸 바에는 당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며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로 책임지고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압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자들까지 완벽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 특검이 정권의 기소 자판기 노릇하다가 법원의 철퇴를 맞은 것”이라며 “특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법원 상고를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이 사법부가 살아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잔뜩 겁을 먹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대통령 재판이 재개되면 곧장 끌어내려 올 판이니 대법원장 직무를 정지해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