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전경. 부산대학교 홈페이지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첫 지원대학으로 선정된 부산대학교가 정작 연구중심대학 육성의 핵심인 대학원 신입생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학원 모집단위 10곳 중 4곳꼴로 신입생 등록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함께 선정된 전남대와 충남대보다 그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정부가 수천억 원을 투입해 부산대를 동남권 첨단산업 연구거점으로 육성하려면 연구 활성화를 뒷받침할 핵심 인력인 석·박사급 연구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부산일보〉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대는 올해 대학원 전·후기 석사·박사·석박통합 모집단위 934개 중 신입생 등록자가 0명인 곳이 388개(41.54%)에 달했다. 모집단위는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과·전공·과정별 구분으로, 지난해 901개 중 344개(38.18%)보다 3.3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전공 계열별로는 의학이 102개 모집단위 중 57개(55.88%)로 신입생이 없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인문·사회는 272개 중 119개(43.75%), 자연과학은 177개 중 71개(40.11%), 공학은 306개 중 119개(38.89%)에서 신입생 등록자가 없었다. 기초학문뿐 아니라 조선·해양, 혁신 제조, 우주항공, 방산 등 부산대가 집중 육성하려는 첨단산업과 관련된 공학계열에서도 모집단위 10곳 중 4곳 가까이 신입생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부산대의 신입생 등록 공백은 함께 ‘서울대 10개 만들기’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다른 거점국립대보다 두드러졌다. 전남대는 올해 모집단위 273개 중 52개(19.05%), 충남대는 524개 중 100개(19.08%)에서 신입생 등록자가 없었다. 부산대는 두 대학보다 모집단위가 많지만 등록자가 없는 비율도 2배 이상 높았다. 서울대의 해당 비율은 14.5%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달 1일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서울대 10개 만들기’ 첫 지원대학으로 선정했다. 부산대는 2030년까지 2900억 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 사업비와 국립대 육성·앵커 사업 등을 통해 총 5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권 핵심 산업과 대학 연구체계를 연결하고 인공지능 전환(AX)을 주도하는 산학연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규모 재정 지원과 연구시설 확충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연구를 수행할 고급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석·박사과정 대학원생은 연구과제 수행과 기술 개발의 핵심 인력인 만큼 신입생 확보 부진이 장기화하면 첨단산업 연구거점 육성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안 의원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지역 거점국립대에 도약의 기회가 열렸지만, 연구의 기초 체력인 대학원생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성과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대학의 적극적인 인재 유치를 촉구했다.
부산대는 기초학문 보호를 위해 학생 모집이 저조한 학과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보다 모집단위가 많고 학과별 지원 수요도 달라 등록자 0명 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학계열에서도 신입생 등록 공백이 상당한 데다 정원 배정과 학생 선발, 장학금, 연구 지원 등이 부서와 학과별로 나뉘어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충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