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누구를 위한 실거주 의무인가-전월세 대란이 가져올 규제 딜레마와 해법' 정책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거 5주기가 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공로는 공로대로, 과오는 과오대로 온전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47주기 추모식에 당 지도부가 총동원된 상황과는 다소 이질적인(?)인 정 원내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당내 설왕설래가 오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직선으로 뽑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임을 전했다. 이어 노태우 정부에 대해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우리의 저력과 발전상을 세계만방에 보여줬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과 한반도 비핵화 선언, 과감한 북방외교를 통해 외교의 지평을 넓혔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또 주택 200만 호 공급를 통한 주택난 완화, 전 국민 의료보험 실현, 국민연금제·최저임금제 확대 등 과감한 복지 정책 도입과 인천국제공항·KTX·서해안고속도로 착공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을 언급하면서 “노태우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은 평균 8.0%의 고도성장을 이어가며 명실상부한 중진국으로 발돋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 5주기를 맞아 미처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역사도 온전히 국민의 기억에 남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 47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서울현충원에 총집결했고, 장동혁 대표는 오는 30일에도 경북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을 예고했다. 최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계기로 보수층 내 박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행보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부 당 소속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노 전 대통령 언급에 대해 “당의 메시지가 분산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 원내대표가 관련 메시지를 SNS에 띄우자,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와의 차별화 등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다만, 정 원내대표 측은 이날 “보수 대통령들의 서거일에 당 차원에서 나오는 메세지를 관례대로 전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