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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앞당기려 부산 변전소 변압기 ‘빼 쓰기’…준공 지연 우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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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윤재옥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윤재옥 의원실 제공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전력을 앞당겨 공급하기 위해 부산 등 다른 지역 변전소에 들어갈 변압기를 끌어다 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 대상에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신항만 배후지역과 북항 재개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변전소 2곳이 포함됐다. 이미 수년씩 늦어진 부산 핵심 개발지역의 전력망 구축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호남권 반도체 조기 전력공급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에 따르면, 기후부는 기자재 선제 확보 방안으로 “케이블·접속함 선 발주 및 변압기 타사업 물량 전용”을 제시했다.

기후부가 변압기 전용 대상으로 꼽은 변전소는 모두 5곳이다. 부산의 154kV 신항변전소와 154kV 부산항변전소를 비롯해 대구 신달성변전소, 경남 거제 사등변전소, 여수 중흥변전소 등이다. 신항변전소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신항만 배후지역의 신규 전력 수요를, 부산항변전소는 북항 재개발 지역의 신규 부하를 맡는다.

문제는 이 변전소들이 이미 최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진 상태에서, 변압기 전용으로 준공이 더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후부는 변압기 전용 대상 변전소의 준공 목표를 2030~2031년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 의원실이 기후부 제출 자료와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비교한 결과, 준공 목표가 이대로 조정되면 부산 신항변전소는 당초 계획보다 14년 2개월, 부산항변전소는 1년 6개월 늦어지게 된다. 대구 신달성변전소(6년 6개월)와 거제 사등변전소(12년 6개월), 여수 중흥변전소(5년)도 줄줄이 지연될 처지다.

전력망은 기업 투자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신항 배후단지와 북항 재개발 지역은 부산이 기업 유치와 도심 재생을 위해 공을 들여 온 곳인 만큼, 전력 공급이 늦어지면 입주 기업 유치와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1년을 앞당기겠다고 한 비결이 결국 다른 지방 산단에 갈 변압기를 빼 오는 것이었다”며 “호남 반도체 전력 공급시기 단축을 위해 이미 수년씩 늦어진 지방 산단 전력망을 또 뒤로 미루는 것은 다른 지방은 지역 균형발전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력망은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전제 조건인데, 정부가 이미 약속한 전력공급 일정을 뒤집으면 지방에 어느 기업이 믿고 투자하겠느냐”며 “타 변전소 자재 전용을 즉각 중단하고, 해당 지자체와 업계 의견부터 수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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