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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때는 왔다”… 깡통시장, 목욕템 성지 변신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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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서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때밀이 수건 등 다양한 목욕 용품을 고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31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서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때밀이 수건 등 다양한 목욕 용품을 고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목욕 문화가 최근 2030 여성들에게도 확산하면서 목욕용품을 파는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이 ‘목욕템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SNS에서 입소문 난 목욕용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는 즐거움을 느끼려는 젊은 여성들이 몰린 영향이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부평깡통시장의 한 목욕용품 가게. 형형색색의 때밀이 장갑과 반듯하게 썰린 목욕 비누들이 매대에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사우나 소금·샤워볼 등 다양한 목욕 제품들도 판매 중이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약 5평(15.6㎡) 남짓한 공간에 손님 5명이 찾아와 발 디디기조차 힘들었다.

20대 여성 강소희 씨는 “주로 사용하는 비누가 마트나 인터넷에서 팔지 않고 부평깡통시장에서만 판매해 김해시에 살지만 자주 찾는다”며 “특히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바디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피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깡통시장이 목욕용품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SNS 영향이 크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깡통시장’을 검색하면 목욕 제품 추천 게시물이 수십 개 뜬다. ‘깡통시장에서 사야 할 목욕용품’ 소개 영상은 조회수 20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젊은 여성들이 주로 부평깡통시장을 찾는 이유는 ‘직접 보고 만져보는 재미’ 때문이다. 30대 여성 김하늘 씨는 “평소에 목욕탕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1~2회 정도 다닌다”며 “목욕 제품은 피부에 닿는 민감한 제품이다보니 온라인보다는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만져보고 살 수 있는 시장을 찾게 된다”고 밝혔다.

부평깡통시장이 ‘목욕템 성지’로 부상하자 상인들도 반색하고 있다. 현재 부평깡통시장에는 목욕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10여 곳 있다. 타월을 주로 판매하는 노인기(53·사하구) 씨는 “SNS에 홍보가 되어 평소에는 소매 기준으로 하루 100여 장 정도 팔리던 타월이 지금은 최대 400장씩 팔린다”며 “손님이 제일 많이 왔을 때는 가게 입구부터 가게 안 통로가 손님들로 가득찬다”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들 사이 목욕 인기는 ‘1인 세신샵’이라는 새로운 목욕 형태로도 발전하고 있다. 통상 예약제를 통해 운영되는 1인 세신샵은 세신과 마사지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곳으로, 대중목욕탕이 부담스러운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다. 강서구에서 1인 세신샵을 운영 중인 박필주 씨는 “부산에서 가장 처음 운영을 시작한 1인 세신샵으로 현재 3년 좀 넘게 운영했다”며 “여성 전용으로 감염이나 위생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위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젊은 여성들이 목욕용품을 구매하고 사우나를 찾는 현상은 ‘리커버리노믹스’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리커버리노믹스는 회복(Recovery)과 경제(Economics)를 합친 신조어로,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이 휴식과 회복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 현상을 말한다.

부산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발행하는 목지수 대표는 “심신 회복을 위해 목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이 늘고 있다”며 “현재 여탕만 운영하는 목욕탕도 많고, 남탕에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 많은 목욕탕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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