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이트 쇼’ 천우희 “머리 풀고 제대로 놀아보려 했다”
배우 천우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이번에 ‘머리 풀고 제대로 놀 수 있겠는데?’ 싶었어요.”
배우 천우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와 첫 만남을 이렇게 돌아봤다. 새로운 결의 작품인 데다 본능적인 캐릭터를 직관적으로 연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마음이 설렜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천우희는 “쾌락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캐릭터”라며 “실제로 촬영장에 가보니 여러 합을 맞춰야 해서 생각과는 달랐지만,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의문의 쇼에 참가한 여덟 참가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감독이 새로운 캐릭터와 구조를 입혀 영상화했다. 한 감독은 각 층과 캐릭터로 대변되는 계급과 작품 전반에 흐르는 자본주의 요소들로 현대 사회를 때론 직설적으로, 때론 우회적으로 비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The 8 Show’(더 에이트 쇼)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천우희는 가장 위층에 거주하는 8층 여자를 연기했다. 쇼 참가 초반에 운 좋게 카드를 잘 뽑아 계급 최상위에 자리하는 인물이다. 논리보단 본능과 직관을 따라 움직이고, 쾌락과 재미를 추구한다. 천우희는 “시청자에게 비호감으로 보이고 싶진 않았다”며 “잘못하면 굉장히 혐오스러운 느낌으로 다가갈 것 같아 균형을 잡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연기할 때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번엔 대본을 읽고 ‘다 벗어 던질 수 있겠구나’ 싶었죠.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캐릭터가 여덟이라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서로 균형을 맞춰가면서 재미있게 연기했어요.”
천우희는 이 작품이 결국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이야기한다고 봤다. 그는 “작품을 보다 보면 누군가가 자신들을 제약하고 있는 걸 참가자들이 망각하고 있는 것도 같더라”며 “그 불평등마저도 현실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처음에 카드를 고르는 것부터가 이 사회를 상징한다고 봤다”면서 “뽑기로 얻어진 걸 당연히 누리면서 논리로 풀 수 없는 걸 논리로 접근하는 아이러니한 모습들을 우리 작품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1~8층 캐릭터 면면을 누구나 다 조금씩은 갖고 있지 않을까요? 저도 모든 층의 모습을 다 갖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2004년 영화 ‘신부수업’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천우희는 어느덧 데뷔 20년을 맞았다. 영화 ‘한공주’(2014)와 ‘곡성’(2016),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아로새긴 뒤 더욱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천우희는 “여전히 나의 즐거움은 연기”라며 “연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즐거운 건지, 사람들에게 나를 보이고 싶은 게 즐거운 건지 아직 답을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는 “다만 연기를 할수록 느끼는 건 나를 더 잘 알아가고 싶다는 것”이라면서 “신념을 잃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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