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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자영업자의 눈물

[밀물썰물] 자영업자의 눈물

자영업자는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의 다른 말이다.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한테서 임금을 받는 직장인과 구별해 비임금근로자라고도 부른다. 자영업의 역사는 고대문명 초기인 기원전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시장 상인들은 물건을 팔고 장인들이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에 번성한 상인 길드와 장인 길드를 각각 조직한 상인과 수공업자들도 자영업자다.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1960년대부터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늘기 시작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에 힘입어 식당, 상점,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급증했다. 경제발전의 주축인 대기업에 일자리가 충분치 않아 수많은 사람이 진입장벽이 낮고 창업이 손쉬운 자영업을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낳은 대규모 실업 사태는 자영업 비중을 크게 키웠다. 현재 국내 자영업자는 577만 명으로 영국(13.8%), 미국(6.6%)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23.5%)을 보인다. 자영업을 ‘한국경제의 실핏줄’ 또는 ‘서민경제의 근간’으로 표현하는 이유다.반면 자영업은 불황이 닥치면 매출 부진에 시달리다 폐업하는 영세 업자가 속출하거나 은행 대출금으로 근근이 버티기 일쑤다. 지난해 내수 침체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만 100만 명에 달한다. 요즘 거리에서 빈 점포를 쉽게 볼 수 있다. 올 3월 기준 자영업자 335만 명이 1112조 원의 대출을 안고 있다. 연체액도 13조 원 규모다. 국가 경제에 부담 요소다. 앞서 자영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자 손님이 끊겨 줄도산하며 엄청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텅 빈 매장을 보며 생존의 갈림길에서 눈물을 쏟았다.12·3 비상계엄 탓에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위기에 처해 울상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국에서 크고 작은 행사와 모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어서다. “탄핵·퇴진 집회 참여”, “회식하기에 눈치 보여”, “술자리서 정치 얘기로 싸울 게 뻔해” 등의 사유다. 숱한 자영업자가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대출이자조차 갚기 힘든 상황인데 연말 특수는커녕 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계엄령 하루 전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열어 자영업자와 골목상권 지원을 약속한 터라 자영업자로서 느끼는 분노는 상당하다. 생계난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하루빨리 국정을 정상화해 국가 안정을 되찾는 것밖엔 답이 없다. 강병균 논설실장 kbg@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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