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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도와 예산 홀대

해양수도와 예산 홀대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제2도시이자 유럽 최대 해양경제 거점이다. 라인강과 마스강 하구의 북해 연안에 위치해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최대 소비·산업 지대로 통하는 길목을 점유하고 있다. 라인강 운하를 통한 내륙 수송망, 시속 80km 이상 유지되는 사통팔달의 도로망, 유럽 전역을 잇는 철도망이 완벽하게 연계돼 있어서, 항만에 도달한 화물이 3~4시간 내에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신속한 물류 체계를 갖췄다. 또 수심 24m급의 깊은 해로를 갖춘 덕분에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이 정체나 제약 없이 원활하게 입항 가능하다.로테르담 항만공사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항만이 직접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약 233억 유로, 네덜란드 전체 GDP의 약 2.2%를 차지한다. 항만 유관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도 약 456억 유로, 전체 GDP의 약 6.2% 수준이다. 이에 중앙정부와 로테르담시는 매년 3억 유로(약 4500억 원) 규모의 총투자를 직접 단행한다. 수도(암스테르담)가 아님에도 탁월한 입지와 해양 인프라를 활용해 국가 경제 및 글로벌 물류·해양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은 로테르담은 국가와 지자체는 물론 유럽연합(EU)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아 성장 중이다.지난 2일 이재명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이 발표됐다. 전체 19개 부처 820조 9000억 원 예산 규모 중 해양수산부 예산은 8조 2636억 원으로 정해졌다. 해수부는 2013년 재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눈 씻고 다시 살펴보니 ‘사실상 꼴찌’ 수준을 면하기 어려웠다. 액수로 따지면 외교부(3조 원), 성평등가족부(2조 원), 통일부(1조 원)보다는 많지만 국토교통부(69조 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29조 원), 농식품부(22조 원), 중소벤처기업부(18조 원), 산업통상부(13조 원)보다는 적다. 산업 분야 성장을 직접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외교부, 성평등가족부, 통일부 등과는 부처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해수부의 내년도 예산은 가장 적은 비중으로 다뤄졌다.십수 년째 바뀌지 않는 해수부의 행정 부처 중 꼴찌 수준의 예산 배정이 올해도 이어지자, 해양수도 구축을 기대하고 있는 지역의 해양수산 업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실망감을 드러냈다. 부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해양수도권 구축에서 찾으며 마지막 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2026년, 정부의 강력해 보였던 의지가 어느새 식어버린 건 아닌지 의구심과 불안감이 든다.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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