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융, ‘조각투자’로 날개 단다
올해 국내 최초로 출범하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가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를 중심으로 한 양대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등 고가 자산을 소액으로 거래하는 시장이 열리면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부산 금융권이 참여한 한국거래소 플랫폼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조각투자는 부산 디지털금융 도약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 정례회의 심의·의결에서 한국거래소·코스콤의 ‘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의 ‘NXT 컨소시엄’에 대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 인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 기업 수 등 규모가 가장 큰 KDX 컨소시엄에는 키움증권·교보생명·카카오페이증권 등이 공동 대주주로 참가한다. 여기에다 BNK금융그룹(부산은행·경남은행·BNK투자증권)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세종디엑스, 비댁스(BDACS) 등 지역 기관들이 가세했다.조각투자는 부동산·미술품·음원 등 가격이 높은 자산을 분할해 개인이 적은 금액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투자 형태다. 투자자는 보유 지분만큼 수익이나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나눠 받는다. 이를 통해 고가 자산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 새로운 디지털 투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금융위의 예비 인가 승인 뒤 각 컨소시엄은 제출한 사업 계획에 따라 시스템 구축과 제반 요건을 완비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의 본인가 절차가 남는데, 이 단계에서는 특정 사업자가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 양대 플랫폼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출범하면 기존 개별 조각투자사들은 자체 플랫폼 내에서 운영하던 거래 시스템을 중단한다. 대신 이들은 공모로 자금을 모집하고 증권을 발행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발행된 증권은 한국거래소나 넥스트레이드의 유통 플랫폼에 상장돼 거래가 이뤄진다.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비브릭’을 운영하며 두 컨소시엄에 모두 참여하는 세종디엑스 박효진 대표는 “토큰증권발행(STO) 법규가 명확해지면 그에 맞춰 현 시스템을 변경하고, 두 거래소 플랫폼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다만 비단의 경우는 현재 취급 중인 귀금속 거래가 STO가 아닌, ‘실물 교환권’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 플랫폼은 그대로 유지된다. 비댁스는 미술품 등의 실물연계자산(RWA)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커스터디(수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비댁스 관계자는 “비댁스는 고가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실물을 보관하면서 토큰화한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KDX 컨소시엄이 조각투자 플랫폼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면 부산 디지털금융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은 항만·물류·수산 등의 산업 인프라들을 갖고 있어 다양한 STO 상품이 개발될 수 있다는 평가다.비단의 김상민 대표는 “서울이 기존 레거시 금융의 중심지였다면, 부산은 ‘디지털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 다카이치 총리 고향 일본 나라현 방문…‘셔틀외교’ 지속
이재명 대통령이 13~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초청에 따라 1박 2일 방일 일정을 소화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 이 대통령은 작년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한 바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나라현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이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사퇴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로는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약 두 달 반 만에 이뤄지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 및 국제 현안과, 경제·사회·문화 등 민생에 직결된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이 이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방일 이틀 차인 14일에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친교 행사, 동포 간담회 등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일본 방문으로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의 의의를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한일관계의 발전 기조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철 지난 썩은 사과 쇼’…당명 바꿔도 ‘윤 못 잊어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12·3 비상계엄 관련 사과에 대해 “장동혁 대표가 ‘철 지난 썩은 사과 쇼’를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에 있는 경남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장 대표의 사과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개 사과’에 빗대 이같이 말했다. ‘개 사과’는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후 공식 사과했을 때 나온 말이다. 당시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쿠데타만 빼면 잘한 면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공식 사과문도 발표했지만, 사과 직후 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진정성 없는 개 사과’란 비판을 받았다. 정 대표는 “장 대표는 전시·준전시가 아니었음에도 군대를 동원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침탈한 것 자체에 대해 잘못됐다고 사과했어야 한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장 대표는 윤어게인 세력과 왜 단절하지 않고 이 세력을 꾸짖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계엄과 탄핵의 강에 빠져버려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모르고 있나”라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열거하지 않고 퉁 치면서 역사를 과거에 맡기잔 식을 사과의 가장 잘못된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변경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식당 간판을 바꾼다고 불량식품을 만들었던 그 식당에 손님들이 가겠나”라며 “당명을 어떻게 바꾸든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윤못잊어당’, ‘윤물망초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상호관세’ 9일 연방대법원 판결 가능성…“다른 방식으로 관세 유지” 전망
‘트럼프 관세정책’이 정당한 것인가를 판결할 미국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방 대법원이 9일(현지시간) 중대사건 판결을 예고했다. 이에 이날 관세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관측되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0일 0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판결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만약 위법 판결이 나올 경우 그간 거둬들인 막대한 규모의 관세를 토해내야 할 처지가 되는 만큼 금융시장에 전방위적인 충격을 안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순순히 판결을 받아들여 즉각 환급에 나설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도 ‘플랜B’를 준비 중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 등을 통해 관세를 유지하거나 재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단은 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급한 대로 무역적자 심화시 150일 동안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12조를 통해 시간을 벌고 추후 관세를 유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 자체가 혼란스러운 만큼 관세 환급은 미국 연방재정적자 우려를 높이고, 어수선한 분위기로 소비와 투자심리는 또 한 번 정체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허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국내기업 입장에선 잃을 것이 없다. 최소한 악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트럼프 관세로 분기당 1조∼2조원 손해를 본 만큼 수혜가 예상되나 실제 환급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그래도 트럼프 정부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위법 판결 가능성 자체는 높지만 환급의 불확실성, 대체관세 부과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면 2026년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위법 판결이 나오면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관세 강화를 위협하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상호관세율 재조정 요구를 저지하면서 오히려 대미투자 확대를 끌어내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 대법관들이 비공개회의를 통해 사건을 논의할 것이며 결정문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상호관세 관련 판결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법원은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검은 정장 입은 윤석열, 전두환 섰던 법정서 구형 듣는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이날 사형이나 무기징역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30년 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선 법정에서 특검 구형을 듣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9시 20분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경 수뇌부 7명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피고인 측 서류 증거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뒤이어 특검 측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 최후 변론,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이 열린다. 최후진술 종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정장을 입고 결심공판에 나타났다. 김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주요 피고인들도 전원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재판을 방청하기 위한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결심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으로 이어지는 4번 출입구 앞은 이날 오전 8시 30분에도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사형 혹은 무기징역을 구형할 것이란 예측한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3개뿐이다. 1996년 검찰은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수괴(형법 개정 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조은석 특검은 전날 특검보와 부장검사 이상 주요 간부를 소집해 6시간 동안 구형량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윤 전 대통령을 단죄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려 한 죄책이 중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공판 내내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사형을 구형하면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예상되는 실질 형량 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 구형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 구형을 듣게 될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재판받은 곳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약 30년 만에 내란 관련 혐의로 같은 법정에서 구형을 기다리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이나 국가비상사태 징후 등이 없어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를 봉쇄하게 만들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있다.
국제 금값 최고치에 국내 ‘금 코인’ 상장 잇따라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잇따라 ‘토큰화 금’을 상장해 금 투자 방식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실물 금과 연동된 가상자산 ‘테더골드(XAUT)’를 신규 상장하고 원화 거래를 개시했다.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린 대표적인 실물연계자산(RWA)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된 셈이다. 9일 오전 10시 현재 테더골드는 업비트와 빗썸에서 65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테더골드는 금 1트로이온스에 해당하는 실물 금괴의 소유권을 토큰 1개에 연동한 구조로 설계됐다.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굿 딜리버리’ 기준을 충족한 금괴만을 담보로 사용한다. 투자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금괴의 일련번호와 순도, 중량 등 핵심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실물을 직접 보관해야 하는 부담 없이 금의 가치를 디지털 형태로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합성자산이나 파생형 토큰과는 구별되는 모델로 평가된다. 국제 금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토큰화 금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테더골드의 시가총액은 18억 2000만 달러로 최근 1년 사이 규모가 3.5배 이상 증가했다. 테더골드에 이어 시가총액 상위권에 자리한 금 연동 토큰들도 금 가격 상승 흐름과 보조를 맞추며 동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다른 금 연동 토큰에 대한 투자 경험도 축적되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기업 팍소스가 발행한 팍스골드(PAXG)는 지난해부터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 거래가 가능해지며 소액 적립식 투자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실물 금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매매 절차가 간편하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토큰화 금의 확산은 단순한 신규 코인 상장을 넘어, RWA 시장 전반의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 원자재처럼 가치 산정 기준이 명확한 자산군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김칫국은 이제 그만" 거제 혁신파크 ‘네이버 클라우드’ 잡음
경남 거제시에 조성될 ‘기업혁신파크’ 핵심 투자사인 ‘네이버 클라우드’의 참여 방식을 놓고 잡음이 인다. ‘입주 확정’이라던 변광용 거제시장 공언과 달리 실상은 투자 참여일 뿐 입주 여부는 미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설익은 홍보로 홍역을 치렀던 한·아세안 국가정원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변 시장은 지난 시정연설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의 거제 기업혁신파크 입주가 확정됐다”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거제시는 이후 해당 표현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입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투자확약서(LOC)는 제출됐고 특수목적법인(SPC) 또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구성 참여까지는 확정됐으나, 입주 확정으로 표현한 부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게 거제시 해명이다. 결국 네이버 클라우드가 지분 투자를 통해 부동산 개발 이익만 챙기고 빠질지, 새 사업장도 만들어 운영하는 실수요 기업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는 의미다. 이에 거제시의회 국민의힘 김선민(장평·고현·수양) 의원은 한·아세안 국가정원 실패 사례를 곱씹으며 “깊은 허탈감과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채택된 산림관리 협력 방안 중 하나다. 산림청은 2020년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경쟁에서 밀린 거제에 이를 대체 사업으로 제안했다. 그런데 사업 내용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 거제시가 ‘유치 확정’이라고 명시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변 시장이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다행히 산림청이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대상지까지 확정했지만,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 딴죽에 가다서기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 사업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하며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나마 산림청이 올해 예산에 한·아세안 국가정원 기본구상 수립 용역비 5억 원을 배정하면서 불씨는 살렸으나 재추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기업혁신파크 역시 아직 사업시행자조차 지정되지 않은 단계다. 이런 상황에 특정 기업 입주가 확정된 것처럼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시장의 입을 통해 말하는 순간 시민 삶과 지역 경제, 투자 판단과 행정 신뢰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정원 유치 과정에 ‘확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인해 수많은 시민이 상처를 입고 행정 신뢰가 무너졌던 뼈아픈 경험을 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상황에 같은 방식의 치적 쌓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PFV나 SPC 구성에 거제시가 참여하지 않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PFV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서류형태로 존재하는 명목 회사다. SPC의 한 형태로 투자자와 시행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다. 여기에 거제시가 빠지면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임에도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과연 거제시가 이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고 준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프로젝트 자체가 사업자 주도형이다 보니 지자체가 과감하게 참여하기보다 전체적인 추이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을 근거로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기존 기업도시 지원 혜택에다 △개발 면적 50% 이상 소유 시 토지수용권 부여 △주 진입도로 설치비 50% 지원 △법인세 감면(사업 시행자 3년 50%, 2년 25%, 신설·창업 기업 3년 100%, 2년 50%) △국·공유재산 임대료 20% 감면 △유치원·대학교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건축 특례(건폐율·용적률 국토계획법 1.5배)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거제시는 2024년 2월 국토교통부 선도사업 공모에 경남도, 민간 사업자인 (주)그란크루세와 함께 도전장을 던져 국내 1호 조성 대상지로 선정됐다. 예정지는 가덕신공항, 부산·진해신항과 인접한 장목면 구영리·송진포리 일원 171만㎡다. 인공지능(AI), 의료·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문화예술 등 3대 산업 중심 기업도시를 밑그림으로 그렸다. 추정 사업비는 1조 5000억 원이다. 그러나 구심점이 될 앵커기업이 없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 기업 ‘네이버’의 핵심 계열사이자 AI 전담 자회사인 네이버 클라우드가 LOC를 통해 지분투자를 확정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LOC는 투자 규모와 조건 등을 구체화한 문서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거제시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업혁신파크를 IT와 디지털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연내 착공이 목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효과 ‘톡톡’
울산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 위치한 울산암각화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이 많이 늘어나 지역 문화관광의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효과로 보인다. 9일 울산시에 따르면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등 2기를 포함한 유적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울산암각화박물관 관람객 수도 전년보다 월평균 75% 증가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11월에는 월 관람객이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2008년 5월 개관 이후 지난해 말 누적 관람객 수가 156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 외국인 방문객 수는 2024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물관은 관람객이 증가하자, 지난해 8월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개최 중인 특별기획전 ‘세계유산:우리가 사랑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다음 달 28일까지 계속·운영한다.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1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화·목요일에 유아 단체를 대상으로 암각화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숲속의 박물관 학교’를 진행한다. 1월 31일 토요일에는 가족 관람객이 암각화를 동기(모티브)로 창작 활동에 참여하는 ‘암각화 공작소’도 개최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지닌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알리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서부서, 유산상속 문제로 다투다 형 살해한 70대 긴급체포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유산상속 문제로 다투다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70대 A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께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70대 형 B 씨와 유산상속 문제로 다투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8일 오후 4시께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주거지에 B 씨의 시신을 발견한 뒤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과 함께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운대 빛축제 막바지, 아름다운 은하수 해변 걸어요
부산 해운대 구남로와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겨울밤 수준 높은 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12회째를 맞는 해운대 빛축제는 해마다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1월 29일 개막 이후 35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해운대 빛축제 2025’는 폐막이 열흘 남기고 있지만 여전히 인기 만점이다. 올해는 ‘STELLAR HAEUNDAE(스텔라 해운대)로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운대 유니버스존이 가장 인기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10m 규모의 지구 모형과 180m 구간을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조명은 마치 은하계 한 가운데 와 있는 느낌을 준다. 형형색색의 불빛들을 따라 걷다 보면 해운대 백사장이 아니라 마치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 속을 걷는 착각마저 든다. 우주선 모양의 ‘루미크래프트’ 앞에 서면 해운대 바닷가의 파도소리와 묘하게 어울리면서 마치 우주선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게 된다. 토성 모양의 ‘스텔라 오르빗’ 앞에선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든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토존이다.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스퀘어에는 샌드 아트를 비롯해 라인 아트, 포토 부스, 자가발전 자전거, 소원트리 등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다와 이어지는 구남로도 ‘스텔라 웨이브 존’으로 꾸며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구남로 입구에는 별빛 게이트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중앙에는 별이 폭발해 방출하는 찬란한 빛을 형상화한 4m 크기의 입체적인 별 조형물을 설치돼 있어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주변 빌딩 야경과 어우러지면서 겨울밤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어둠 밝힌 빛, 별처럼 반짝이니 마법같은 세상
추위 때문일까. 겨울밤의 공기는 유난히 밀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무겁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까맣다. 무겁고 까만 겨울밤엔 불빛이 유난히도 밝게 보인다. 연말연시만 되면 이러한 분위기를 그냥 넘길 수 없어 지역마다 앞다퉈 불을 밝힌다. 불빛 축제들이다.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을 찾았다. 대구시가 올해 처음으로 송해공원에 ‘별빛 산타 레이크’를 만들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 웬 산타하겠지만, 이곳은 내년 3월까지 운영되면서 새로운 겨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송해공원 산타마을 송해공원은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의 ‘옥연지’라는 대규모 저수지 인근에 마련돼 있다. ‘전국노래자랑’ MC로 유명한 방송인 송해 씨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이곳은 송해 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옥연지 바로 옆 동네 ‘기세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송해 씨의 처가가 있는 곳이다. 황해도 출신인 송해 씨는 생전 이곳을 ‘제 2의 고향’이라 여기며 실향의 아픔을 달랬고, 명예 군민과 홍보대사를 맡았다. 마을 주민들도 송해 씨의 장수 이미지에 걸맞게 백세교와 백세정을 지으면서 2015년 65만㎡ 규모의 송해공원이 생겨났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송해공원은 둘레길 데크, 백년수중다리, 바람개비 쉼터, 전망대, 얼음빙벽 등 많은 볼거리로 조성돼 있다.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대한민국 명인·명품·명소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명소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서울 청계천, 가평 자라섬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선정됐다. 올해부터는 별빛 산타마을까지 조성되면서 사계절 관광지로 떠올랐다. 송해공원 입구에 들어서기 전 산타복장을 한 거대한 조형물 ‘웰컴투 산타할아버지’가 반긴다. 입구부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을 서 있다. 산타를 담으려면 횡단보도 밖에서 사진을 찍어야 해서 마치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줄을 서 있는 듯한 묘한 풍경도 연출된다. 산타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일명 별빛 터널인 ‘마법 터널’을 만날 수 있다. 수천 개의 작은 전등들이 별 형상을 하며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지날 때면 마치 은하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느낌마저 든다. 별빛 터널을 통과하면 10m 높이의 대형 트리와 그 주변에 8m 높이의 트리들이 어울어져 송해공원의 야경은 생기를 더한다. ‘ㄷ ㅏ ㄹ ㅅ ㅓ ㅇ(달성)’이라고 적힌 커다란 트리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최고의 포토존이다. 트리존을 지나면 추운 겨울 몸을 녹일 수 있는 훈훈한 공간이 나온다. 달성군이 관광객들의 위해 온기가 나오는 쉼터를 마련한 것이다. 세심한 배려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새해맞이 ‘소원지 작성’과 산타 복장을 입고 촬영을 할 수 있는 대여숍도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잠시 몸을 녹인 뒤 백세교와 백세정으로 향하면 산타할아버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X-마스가 지나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여전히 산타할아버지는 모두에게 인기다. 생뚱맞은 산타를 뒤로 하고 프러포즈 포토존 ‘설렘 가득한 하트 터널’을 지나면 백세교를 만날 수 있다. 백세교 입구에 삿갓 쓴 송해 씨의 모형물이 반긴다. ‘전국~ 노래자랑’이란 우렁찬 송해 씨의 음성이 귀가를 스쳐 지나간다. 백세교는 태극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데, 쉼터에서 작성한 소원지는 백세교 난간에 걸면 된다. 백세교를 따라가면 백세정이 나온다. 방문객들에겐 쉼터다. 2층 누각으로 지어진 백세정에서의 야경은 더욱 매력적이다. 태극 모양으로 이어진 백세교가 마치 새로운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인 듯 하고, 백세교 양편으로 수면 위에 떠 있는 달 모양의 조형물에선 신묘함마저 들었다. 백세교와 백세정은 모두 송해 씨의 무병장수 이미지에 맞춰 이름 지었다. 송해 씨는 2022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곳에서는 ‘백세교를 한 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 번 건너면 무병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족과 연인이 함께 복을 비는 명소로 인기가 높다. 송해공원 산타마을은 일몰 후 자동 점등되고 오후 11시까지 매일 운영된다. 3월말까지 빛축제를 관람할 수 있다. ■송해기념관 송해공원 인근에 송해기념관을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송해기념관은 방송인 송해 씨의 인생과 삶의 흔적을 한곳에 모아 놓은 곳으로 2021년 12월 문을 열었다. 지상 3층으로 지어진 기념관에는 송해전시관을 비롯해 체험실, 하늘정원, 송해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송해 씨의 60여 년 활동상을 알 수 있는 432점의 소장품을 볼 수 있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코너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송해 씨는 생전 이곳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그는 기념관이 건립될 당시 “처음 달성군과 인연이 된 건 집사람 고향이 달성군이기 때문인데 그 인연을 시작으로 고맙게도 송해공원이 만들어지고 기념관까지 건립이 됐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못다 한 저의 인생 이야기도 들어보시고, 제가 사랑하는 달성의 더 큰 매력도 듬뿍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 고 밝히기도 했다. 요즘은 이곳이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지역문화 활성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가 송해기념관을 선비체험관 등으로 운영하면서 치유명상과 자연인문학, 역사문화산책 등 문화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잠깐을 살아도 하고 싶은 일 해야 하지 않을까요"
2006년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WHO(세계보건기구)에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된 한국인 여성이 있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박문주 씨다. 거의 모든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려 100번도 넘게 떨어진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박 씨는 WHO 사무총장실 비서국장 대행이자 독립자문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핵심 인사로 성장했다. 그는 WHO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의 멘토 역할까지 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해 연말 가족과 함께 휴가차 고향 부산을 찾은 박 씨를 만났다.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사태에 대한 대비는 잘되어가는지, 요즘 유엔의 분위기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는 WHO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부터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박문주 씨는 7공주집의 넷째 딸로 태어났다. 이 유별난 가족의 사연은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행복이 가득한 집’에 소개되기도 했다. 92학번으로 들어간 부산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이탈리아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하필 이탈리아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전거 도둑’ 같은 이탈리아 영화를 좋아하니 이탈리아에 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단다. 옷 가게를 하던 아버지에게 이탈리아에 가서 패션 공부를 하겠다고 내건 명분도 주효했다. 하지만 패션은 적성에 전혀 맞지 않았고, 친구들 따라 지원해 혼자 합격한 곳이 명문 보코니 대학 MBA 과정이었다. 학위를 마친 뒤에는 유명 종합병원 마케팅실장으로 스카우트되었다. 직장에서는 인정받았고,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서 술 마시고 놀았다. 이만하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던 시절이었다. 그 생활도 5년이 지나자,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국제 NGO(비정부기구)에 지원했다. 한 번이라도 이름을 들어본 NGO는 다 도전했지만 한결같이 문전박대였다. 나이가 많아서, ‘과한 스펙(Over-Spec)’이어서…. 떨어뜨리는 이유도 참 가지가지였다. 시간을 두고 방법을 모색하자며 2004년 영국의 명문 요크대학 보건경제학 석사 과정에 들어갔다. 그게 신의 한 수였다. 논문을 쓰기 위해 WHO의 인턴십 과정에 지원해 운 좋게 합격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턴을 하며 내부 세미나를 부지런히 쫓아다녔고, 틈날 때마다 조언을 구하면서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6년 2월 드디어 풍토·열대병 관리과에 전문 직원으로 채용됐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돌이켜 보니 국제기구마다 WHO는 협력 사업이 많은 A 학교, ILO(국제노동기구)는 또 B 학교를 나오면 유리하다는 식으로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있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면 유학할 학교와 지도교수를 정할 때부터 이 같은 사항을 미리 고려하면 좋겠다. 박 씨는 그동안 WHO의 공중보건 위기 대응과 긴급 상황 처리 등을 감독·평가하는 독립자문위원회를 책임져 왔다. 얼마 전부터는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가까이 보좌하는 사무총장실 비서국장 대행까지 겸임하고 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2017년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제8대 WHO 수장으로 선출됐고, 2022년 연임되어 2027년까지 WHO를 이끈다. 박 씨는 코로나19 대응 데이터 수집·분석, 전략 지침 발간 등 팬데믹 대응과 관련된 중요한 업무에도 참여했다. 그는 “코로나를 담당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었지만 총장실에서는 전체 정책 결정과 미디어 대응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무총장실에서는 매일 사건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한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는 문주 씨가 자랑스럽습니다. 문주 씨 덕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할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박 씨에 대한 신뢰와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는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를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WHO 회원국들이 2021년 결의한 ‘팬데믹 조약’이 아직도 표류하는 데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마감 시한인 올 5월을 넘겨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드러난 백신과 치료제의 불평등한 접근, 정보 공유 부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조약조차 제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WHO의 존재 이유에 대해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WHO는 사실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WHO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분담금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WHO 예산의 20%가까이 내는 최대 재정 후원자였다. WHO는 재정적 위기에 따라 본부가 있는 제네바에서만 600명을 해고하고, 모든 신규 채용까지 취소한 상태다. 박 씨는 WHO가 어려워질수록 제6대 이종욱 사무총장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 총장은 한국인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올랐지만, 회의 중에 쓰러져 61세로 별세하고 말았다. 박 씨는 이 총장이 WHO의 개혁을 위해 홀로 분투하다 돌아가셨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 총장을 오래 보지는 못했지만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 씨와의 인연은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이 총장의 장례식을 앞두고 WHO 직원들에게 레이코 씨가 보낸 단체 메일이 계기였다. “부조는 받지 않습니다. 꼭 내고 싶은 분은 제가 일하는 NGO에 기부해 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 그런 원칙을 먼저 내세우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박 씨는 시키는 대로 NGO에 기부하고, 애도의 뜻을 표하는 이메일도 보냈다. 몇 달 뒤에 레이코 씨가 제네바에 왔다가 그를 만난 뒤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게 된 것이었다. 팔순이 넘는 나이의 레이코 씨는 지금도 페루의 가난한 마을에서 현지 여성들과 함께 뜨개질을 하며 알파카 울을 팔아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한다. 박 씨는 오는 5월에 열리는 WHO 총회장에서 이 사무총장 추모 20주년 행사를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월이 흐르며 거의 잊힌 한국인 이 총장을 기억하고 챙길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서다. 페루에 있는 레이코 씨를 제네바로 초청했던 10주년 행사도 그가 먼저 제안했다. 매년 5월 제네바에서는 WHO 194개 회원국 대표단(대개 보건부 장관급)이 참석하는 세계보건총회가 열린다. 덕분에 박씨는 재직 기간 한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의 다 만나봤다. 그가 보기에 안타깝게도 한국은 돈을 쓰면서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나라다. 반면에 선진국도 아니고 돈도 안 쓰면서 WHO에 와서 자국 이익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나라들이 있다. 이들 국가는 관심도 많고 “어떻게 저런 것까지 알지?”라고 놀랄 정도로 지식도 많아 온갖 잔소리와 훈계를 늘어놓는다. 말이 많으면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한국은 세계 9위 규모의 WHO 의무 분담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에 관심이 크지 않아, 국제 무대에서 위상이 떨어지는 편이다. 박 씨는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에 당연히 해야 할 요구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 유리하게 해달라든지, 우리 자리 하나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왜 하지 않느냐”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국제기구에 들어오는 데 전부를 걸었지만, 막상 들어와 지금까지 살아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서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다자 협력 기구 UN이 과연 필요한지, 다국적 협력이 유용한지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을 살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가 믿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래서 국제기구 후배들이 그를 많이 믿고 의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국제기구에서는 개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밀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미포광장에 공사 차량 무단 출입… 소장 검찰 송치
부산 해운대구 미포광장 일대에 인근 상가 공사 현장 차량이 무단 통행하면서 주민 반발(부산일보 지난해 11월 11일 자 8면 보도)이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해당 건설사 현장 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국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부산 한 건설사 현장소장인 4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말부터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국유지인 해운대 해변열차 미포 정거장 앞 광장에 관계 기관의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 차량과 중장비를 출입시킨 혐의를 받는다.경찰에 따르면 미포광장은 국가철도공단 소유 국유지로 긴급 차량 또는 해변열차 유지·보수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A 씨가 근무하는 건설사는 해변열차 미포역 인근에서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 차량과 중장비가 미포광장을 통해 이동했고, 주민들은 관광객 동선인 광장에 중장비가 오가는 것이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해 왔다.허가 없이 국유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랜드마크 꿈꾼 센텀 노른자위 땅, 끝내 초고층 주거 단지 전락
부산시가 센텀시티를 대표할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겠다고 했던 땅이 결국 오피스텔 용지로 전락하게 됐다. 시가 18년 전 108층 높이의 랜드마크를 추진하다 사업이 표류한 부지인데,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에 주거시설이 들어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 건축전문위원회는 ‘SKY.V 센텀 복합시설 신축공사’에 대한 심의를 열고 이 사업을 확정 의결했다. 사업자인 신세기건설은 해운대구 우동 1522번지 일대 1만 6101㎡에 지상 최고 64층, 지하 7층, 2개 동, 666실 규모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시행 사업을 위주로 하는 신세기건설은 부산 지역 건설업체 동원개발의 관계사다. 동원개발은 이 땅에 최고 74층, 2개 동짜리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진했으나 앞선 심의에서 용도를 오피스텔로 변경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 목적으로 쓸 수 없도록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오피스텔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신세계 센텀시티 맞은편에 위치, 접근성이 우수해 한때는 ‘센텀의 눈’이라고도 불렸던 이 땅은 최근 10여 년간 신축 아파트들의 모델하우스 정도로만 사용됐다. 2008년 부산시는 이곳에 센텀시티의 랜드마크가 될 거라며 108층 규모의 초고층 ‘솔로몬타워’ 건립을 승인했는데, 당시 시행사가 무너지면서 땅이 공매로 넘어가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리저축은행은 2011년 11월 공매를 거쳐 솔로몬그룹 소유였던 이 땅을 921억 원에 낙찰받았다. 시는 2012년 말에 108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건물 건축 허가를 취소했고, 사업 부지는 표류했다. 그러다가 2014년 말 신세기건설이 1300억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건설사 측은 비즈니스 센터가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진했고, 이후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게 됐다. 부산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시가 당초 솔로몬타워를 추진한 취지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통해 센텀시티의 업무 기능을 강화하자는 거였고, 시행사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적정한 수준의 주거시설만 허용한다는 방침이었다”며 “이미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로 가득 차 고급 주거 단지로 전락한 센텀시티에 또 오피스텔을 짓도록 하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센텀의 중심 입지라는 점과 중층 이상에서는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오피스텔 분양에 반영되면 고분양가 논란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건축전문위원회는 이번 심의에서 이 사업을 확정했으나 몇 가지 심의 내용을 추가했다. 기준층 기둥 주변 전단보강근 추가 설치, 콘크리트 슬래브 강도 상향 검토, 지상 기둥과 지하 기둥 접합부 보강 계획 수립 등이다. 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검토, 반영해 추후 전문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했다. 동원개발은 최근 론칭한 초고층 랜드마크 브랜드 ‘SKY.V(스카이브이)’를 이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적용해 ‘SKY.V 센텀’(가칭)이라는 이름을 붙일 전망이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건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아직 준비해야 하는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이르면 올해 연말께 분양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유 판매·수익 관리 모두 미국 뜻대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판매와 수익 사용처를 관리한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특히 향후 수년간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패권’ 야욕이 구체화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제재 때문에 합법적인 수출이 막힌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트럼프 행정부가 대신 시장에 팔고, 그 수익을 베네수엘라 안정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원유 판매 수익의 배분을 트럼프 행정부가 통제해 베네수엘라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해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장악을 통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낮추겠다는 구상을 참모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PDVSA가 생산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미국이 확보해 직접 판매·유통하는 것이다.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미국은 자국 내 생산량과 베네수엘라 등 해외 진출 기업들의 물량을 합쳐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 석유 매장량의 대부분을 관리하게 된다. 이는 베네수엘라 내 중국·러시아의 영향력 배제, 미국 소비자를 위한 에너지 가격 인하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지 언론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방침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는데, 유가 인하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실권을 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미국의 급습을 “양국 관계의 오점”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또한 PDVSA도 미국과 원유 판매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미국의 셰일오일 업계는 난색을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미국 기준 유가는 이미 50달러 중반대에서 형성돼 있으며, 상당수 미국 석유·가스 기업은 50달러 이하에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증산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저유가가 셰일오일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낙후된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백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저유가 상황에서 셰브런 외에 다른 미국 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설 지도 미지수다.
“VIP들에게 주고 남은 고가 시계 받아”… 통일교 게이트 수사 ‘급물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핵심 진술 확보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출범한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본격적인 업무 개시를 앞둬 ‘통일교 게이트’가 신천지 등 다른 종교 단체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통일교 측이 고가의 명품 시계를 ‘VIP들’에게 선물한 정황을 추가 포착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통일교 원로 인사 A 씨가 2018년 8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고가 시계 1점을 선물로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또 다른 통일교 관계자 B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 A 씨가 통일교 2인자 정원주 당시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통일교 본산 천정궁에 갔는데, 한 총재로부터 “VIP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한 점”이라며 해당 시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시계는 프랑스산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의 제품으로 가격은 1000만 원 대 초반이다. 경찰은 지난 7일 A 씨를 불러 관련 내용에 대해 물었다. 경찰은 앞서 언급된 고가의 명품 시계가 실제 정치인들에게도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B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한 총재가 A 씨에게 시계를 선물하기 전 정치인들에게도 시계를 나눠줬다고 볼 수 있다. ‘VIP들’이라는 표현이 정치인들을 뜻한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A 씨가 시계를 받았다는 시기인 ‘2018년 8월’도 주목해야 한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천정궁을 방문했거나 통일교 관계자를 만나 금품을 받았다면 추정되는 시기들과 근접해서다. 앞서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18년 9월 10일 한 총재에게 ‘부산 제5지구 모임’을 보고하며 “얼마 전 천정궁에 방문한 전재수 의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며 “우리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날 부산에서 열린 통일교 초청 정치인 만찬 행사에 전 전 장관이 참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전 전 장관은 “당일 고향에서 벌초 중이었다”며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총재에게 보고된 'TM(참어머니·True Mother) 특별보고 문건’ 2018년 12월 보고와 이듬해 1월 보고에도 통일교 측과 전 전 장관이 만났다고 의심되는 문구가 나온다. 경찰은 앞서 시계 업체와 천정궁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구매 내역 등을 토대로 해당 시계를 실제로 구매했는지, 시계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7일 전 전 장관과 함께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김규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도 진행했다. 이 외에도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 이어지면서 경찰의 통일교 게이트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기존 입장을 다시 번복하며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민중기 특검 조사에서 전 전 장관 등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언급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부인한 바 있다. 특검과 경찰을 거치면서 통일교 게이트는 사회 전반의 정교유착 비리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6일 출범한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이하 정교유착 합수본)는 종교 단체의 금품 제공과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종교 단체도 수사할 방침이다. 정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폭넓게 수사할 방침이다. 정교유착 합수본은 8일부터 인력 배치와 사건 기록 이첩 등을 논의하는 등 수사 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훈 정교유착 합수본부장은 8일 오전 처음 출근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좌고우면 없이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인사 여당행 서부 경남 무슨 일?
‘보수 텃밭’ 서부 경남 진주와 사천에서 보수 인사들이 속속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하며 지역 정치권이 들썩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세가 강한 경남 지역에서 외연을 확장하려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입지가 약했던 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민주당 입당을 필두로 최구식 전 국회의원과 송도근 전 사천시장도 민주당 입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진주와 사천 지역에서 대표적인 보수 인사들로 정치적 활동을 해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터져 나오는 민주당 입당 선언은 민주당과 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보수 정당 출신인 이들은 모두 당에서 입지가 줄어들면서 보수세가 짙은 지역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져 있었다. 민주당 험지에서 체계적인 민주당 진용을 꾸려놓지 못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보수 인사를 끌어들여서라도 이번 지방선거를 대비하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이번 지방선거가 기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 전 의원과 최 전 관장은 각각 과거 선거 준비 과정에서 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한 이력이 있다. 최 전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의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끝에 수차례 복당을 시도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최 전 관장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의 컷오프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송 전 시장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가 복권된 바 있다. 한편 민주당 진주을 지역당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 전 의원의 이번 입당 시도는 기회에 따라 당적을 옮겨온 정치형태의 연장선”이라며 “최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새해 첫 수보회의…대전환 기반 "국민 체감 국정"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대한민국 대도약의 핵심 토대는 ‘국민 모두의 성장’”이라며 “‘국민 체감 국정’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정책을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 성과에 대해선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이라는 든든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전환’과 ‘대도약’을 거듭 언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5대 대전환’과 개혁 실현을 통해 국민 모두의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뉴스에만 나오는 거창한 숫자로 나타나는 성장이 아닌, 5000만 국민의 삶 속에서 체감되는 변화와 진전이 중요한 것”이라며 “국가의 성장이 국민 모두의 삶의 변화로 연결되는 성장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그럴듯한 계획과 비전이 있어도 국민 일상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완전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각 부처와 비서관실도 국민 체감 국정에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 국민 삶이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기준으로 삼아 정책을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소외 영역의 성장 기반 토대 마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지방·중소·벤처·스타트업·청년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이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올해가 국가 대도약의 출발점이 되도록 이념과 진영을 넘어 국내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가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따른 에너지 대전환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의 에너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우리가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이 나라의 성장은 물론이고 운명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인공지능(AI) 대전환은 개별기업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 관련 인재 확보 및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경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새해에도 코스피 등 주요 경제 제표들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이런 변화의 씨앗을 국민 삶 속에서 체감되는 구체적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 성과를 공유하며 “이번 방문을 통해 경제와 문화 전반에 걸친 교류·협력 강화의 발판을 잘 구축했다. 한중관계의 전면 복원이라는 든든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또 영원한 규칙도 없는 냉혹한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유연하고 치밀한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겠다”며 “국익을 지키고 국력을 키워서 국민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변화” 외쳤지만…‘탄핵 반대’, ‘친윤’ 앞세운 장동혁 ‘2기 인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변화’를 내걸고 2기 지도부 인선을 단행했지만, 인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등 핵심 요직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와 탄핵 반대 성향 인물을 전면 배치하면서, 쇄신 의지보다는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는 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주요 당직자 인선에 나섰다. 장 대표는 당대표 특보단장에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김대식 의원을 임명했다. 대학 총장을 지내고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한 김 의원의 정책 전문성과 폭넓은 대외 네트워크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특보단장은 당대표의 정무적 판단과 당 운영 전반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서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장 대표가 제시한 쇄신 방향이 말에 그치지 않고 구조와 시스템으로 당에 정착될 수 있도록 조언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에는 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이 지명됐다. 정 의원은 검찰 출신으로, 2024년 황우여 비대위 체제에서도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명 배경에 대해 “다선 의원으로서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이미 여러 차례 당 정책을 맡아온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남양주시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조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남양주시장을 지낸 뒤 국민의힘에 합류한 인물이다. 당 지도부는 정무실장직을 신설하고 언론인 출신의 김장겸 의원(초선·비례)을 임명했다. 당 지도부는 6·3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시점에 이뤄진 인선인 만큼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는 입장이지만,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지명되는 등 ‘장동혁호 2기’ 역시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 전 시장도 탄핵 반대 입장을 보여온 데다, 과거 한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 반대 연판장을 주도했던 이력이 재차 거론되며 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건희 여사 옹호 발언 논란과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 주장 등으로 친한(친한동훈)계의 반발을 받아온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 임명도 함께 이뤄지면서,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변화 의지를 느끼기 어렵다”는 반발이 나온다.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사건’을 둘러싼 징계 의지가 장 대표의 이번 인선에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계엄 사과한다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오늘 인선을 보니 ‘반쪽 사과’도 하루짜리였다”며 정 의원과 조 전 시장을 겨냥해 “이런 인사를 볼 때 장동혁과 윤어게인은 한 몸뚱아리임이 재차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인선과 함께 빠르면 2월 초까지 당명 변경을 추진하는 등 쇄신안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 대표의 쇄신안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변화 의지를 둘러싼 당내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병기 ‘속앓이’ 속 대야 공세로 국면 전환 노리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병기 의원의 징계 절차를 두고 고심 중이다. 조속한 결론을 요구하는 당내외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속에 징계 절차가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1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2차 종합특검을 전면에 내세워 대야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예정대로 오는 12일 회의를 열어 김 의원 관련 의혹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의 당일 결론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12일 징계 결정 가능성’과 관련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아무리 국민 여론과 당원 요구가 있더라도 개인의 권리는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당도 답답하고, 국민과 함께 애타게 기다리는 중”이라며 “급하다고 해서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 바느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징계 절차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당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방선거를 5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장기 이슈로 부각되고, 국민의힘이 특검법 발의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자진 탈당을 통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공천헌금 의혹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의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선당후사의 결단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내부 논란과는 별개로 대야 공세에 속도를 내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오는 12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일교 특검과 2차 종합특검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이 2차 특검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마저 반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2차 종합특검법과 민생 입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공천헌금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착수했다. 당 지방선거기획단은 이날 회의를 열고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지침을 마련했다. 시도당 위원장의 공관위 참여를 금지하고, 지역위원장 역시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실제로 이런 지침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중앙당에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선도하는 공유 미술관’으로…부산시립미술관 올가을 재개관
부산시립미술관이 약 2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끝내고 오는 9월 재개관을 예고하며 새해 운영 계획을 8일 발표했다. 재개관 특별전 ‘퓨쳐 뮤지올로지’(국제전), ‘사회와 미술: 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국내전) 등 총 5개의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지향점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1998년 개관한 미술관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21세기형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2024년 12월 리노베이션을 시작했다. 현재 공정률은 70%이고, 6월 완공이 목표이다. 이후 8월 초 사무국을 옮긴 뒤 9월께 재개관한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정문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벡스코 쪽 대로와 마주보는 쪽에 정문이 만들어져 출입구를 개선한다. 층층이 조각조각난 전시장은 층별로 1개 혹은 2개로 뻥 뚫리게 된다. 2층 공간에 들어설 100평 규모의 상설전시장은 소장품 전시 외에도 부산지역 미술사를 연구해서 아카이빙 식으로 보여주는 상설 프로젝트 공간으로 운영하게 된다. 수장고는 조금 더 확장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부산시가 구상 중인 통합수장고가 하루빨리 건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1층 카페, 문화 편집숍 등 편의 시설을 확대해 관람객 서비스를 높일 예정이다. 재개관 전시는 총 5개를 준비 중이다. 국내외 10여 개 미술관 협의체와 공동 기획한 ‘퓨처 뮤지올로지’, 특별 국내전 ‘사회와 미술: 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 미술관 역사를 조망하는 ‘다시 짓는 미술관’, 어린이를 위한 전시 ‘안전기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 등이다. 재개관에 앞서 4월에는 외부 기관과 협업한 ‘루프 랩 부산’이 열린다. 이들 전시를 통해 시립미술관은 사회·역사·기술을 연결하는 공공의 장으로서 새로운 미술관 역할을 제시할 예정이다. 재개관 첫 국제전인 ‘퓨쳐 뮤지올로지’(가제)는 작품 수집과 전시에 머물렀던 기존 미술관 역할을 넘어 공공의 장으로 확장된 미술관의 변화를 조명하고, 재개관 이후 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한다. 특히 일부 해외 미술관 전시에는 시립미술관이 지역 작가를 연계, 추천해 해외 미술관과 작가가 직접 소통하는 계기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재개관 특별 국내전 ‘사회와 미술: 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가제)는 1945년 해방과 한국전쟁 전후의 사회·문화·정치적 현실을 미술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해방 직후 적극적이고 힘찼던 당시의 시대정신과 서사를 살펴보고, 그 이후 급격한 변화 속에서 빈 채로 남겨진 역사의 일부를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품으로 재구성해 역사 기록으로서 새롭게 바라본다. ‘다시 짓는 미술관’(가제)은 개관부터 재개관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기관·건축 기록을 바탕으로 미술관 공간과 의미를 조명하는 소장 자원 특별전이다. ‘안전기지’(가제)는 미술, 동화, 건축, 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한편의 동화 같은 전시로 마련된다. 아울러 ‘이우환 공간’은 신작 1점을 교체하고, 추가로 8~10점의 드로잉이 들어올 예정이다.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는 지난해 서울 전시에 이어 올해는 국외 전시로 확장될 예정이다. 소장품 수집·연구 분야로는 재개관 이후 미술관의 지향점인 ‘예술·기술·자연의 공존’을 상징하는 대표 미디어 조형물을 선보인다. 히토 슈타이얼, 아이 웨이웨이, 류이치 사카모토 등 3인의 공동 작품이 될 이 조형물은 시립미술관 야외 조각공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서진석 시립미술관장이 2023년 10월 부임 직후부터 공을 들인 미디어 조형물 프로젝트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에 대한 제안이 특수 설계된 미디어 구조물에 구현될 예정이다. 교육 분야에선 새로운 전시와 공간 변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관람 경험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한다. 어린이 갤러리 연계 교육프로그램 등 미술관 공간을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도슨트 양성 교육프로그램 심화 과정을 운영한다. 관람객 소통 강화는 시민 참여형 문화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는 열린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하게 된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28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시립미술관은 재개관 이후 미래를 선도하는 새로운 공공과 공유의 미술관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문화사의 통시성, 문화 장르와 위계의 통섭성, 아시아의 주체성을 기반으로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미술관이 되겠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울산웨일즈’ 선수 공개 모집에 230여 명 몰렸다
울산시가 창단하는 첫 시민 프로야구단 ‘울산 웨일즈’가 순풍을 타고 있다. 공개 선수 모집에 1군 출신 베테랑부터 해외파 선수까지 지원자가 대거 몰려 창단 첫해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울산시는 지난 5일 마감된 울산 웨일즈 선수 공개 모집에 230여 명이 지원했다고 8일 밝혔다. 최종 선발될 선수단 규모는 35명 안팎이다. 이번 공개 모집에는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활약했던 경험 많은 선수는 물론, 일본 등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도 10여 명이 지원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선수단 구성을 진두지휘할 프런트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울산 웨일즈의 김동진 단장과 장원진 감독은 8일 오후 울산시청을 방문해 김두겸 울산시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김철욱 울산시체육회장, 김재근 사무처장, 최영수 울산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 등이 동석해 구단 운영 방안과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초대 지휘봉을 잡은 장원진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서 17년간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도력을 겸비한 베테랑이다. 신생 구단의 살림을 책임지게 된 김동진 단장 역시 1990년 롯데 프런트로 입사해 운영과 전략 부문을 두루 거친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신임 지도부는 김두겸 시장과의 면담에서 “우수 선수를 발굴해 경쟁력 있는 진용을 갖추고, 리그 최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김 시장은 “유능한 코치진과 선수단을 구성해 울산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주길 바란다”며 “울산 웨일즈가 울산시를 프로야구 중심도시로 도약시키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실기전형(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포지션별 정밀 평가를 통해 정예 멤버를 선발할 계획이다.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울산 웨일즈는 최종 엔트리 확정 후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다. 이어 오는 3월 20일 개막하는 2026 한국야구위원회(KBO) 퓨처스(2부)리그에 합류하며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특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구형… ‘무기징역’ 또는 ‘사형’ 전망
12·3 비상계엄 관련 핵심 재판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변론이 9일 마무리된다. 특검은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 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변론을 종결하는 결심공판을 연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최종 의견과 구형, 윤 전 대통령 측 최후 변론과 최후 진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과 내란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조지호 전 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등에 대한 결심도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징후 등이 없었음에도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뒤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뿐만 아니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내란 우두머리죄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등 3개인 만큼 특검은 그중 하나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하거나 유지하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시각을 유지해왔다. 법조계에선 12·12 군사 반란과 관련해 내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1996년 검찰은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수괴(우두머리)와 내란 목적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을 받은 노 전 대통령에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 2~3심에선 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될 수 있다. 특검팀은 결심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의 구형량을 정하는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조은석 특검과 특검보, 부장검사 이상 간부급이 전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부산 디지털금융 도약의 계기로
[사설] 해산 위기 넘긴 대형선망, 국민 생선 지킬 근본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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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패권에서 다극화로
[백재파의 생각+] AI 시대의 평가 방향
[조희창의 클래식 내비게이터] 풍경이 보이는 음악, 드뷔시의 '판화'
시사보도·휴먼·스포츠 3색 유튜브 채널서 입맛대로 즐긴다
<부산일보>가 창간 80주년을 맞아 ‘TV방송국’을 개국하고 대대적인 콘텐츠 혁신에 나선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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