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도시 부산’ 개방 DNA로 해양수도 미래 열자 [부산은 열려 있다]
부산은 열었다. 1876년 부산항 개항은 닫힌 국경을 걷고 근대 도시의 막을 올렸다. 1950년 한국전쟁부터 1023일간 이어진 피란수도는 폐허 속에서도 이방인에게 방을 내주며 품을 넓혔다. 팔도 사람들과 이국의 물자는 용광로처럼 뒤섞여 부산을 키웠다. 산업화 시대에는 수출의 전진 기지였고, 글로벌 자본과 기술이 들어오는 창구였다. 부산은 관문 도시이자 융합 도시로 살아남았다.부산일보는 창간 80주년을 맞아 다시 질문한다. 부산은 열려 있는가.부산은 여전히 세계 2위의 환적항을 갖춘 국제도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30회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의 꿈은 좌절됐지만, 도시 브랜드는 높아졌다. 외국인 관광객은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2028년 500만 명을 꿈꾼다. 지난 2년간 세계적인 리더들이 집결하는 대규모 마이스 행사를 122건이나 유치했다.하지만 부산의 성장판은 닫히고 있다. 경제규모로 보면 제2의 도시는 이미 인천이다.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23년 처음 부산을 앞질렀고, 이듬해에는 격차가 4조 원대로 벌어졌다. 서울에서 멀수록 쪼그라드는 수도권 집중화 때문이다.그 결과 청년은 부산을 떠난다. 2024년 기준 25~29세, 30~34세, 35~39세 연령대의 부산 순유출 인원을 더하면 약 9000명. 전체 연령대 순유출의 68.3%에 달한다. 25~29세 순유출은 부산이 전국 1위다.지금 부산의 미래 전략은 다시 개방성이다. 물리적, 제도적, 사회적인 빗장을 열고 인재와 기업, 데이터와 기술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해야 한다. 부산과 비슷한 면적의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행정의 문턱을 아예 없애고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전 세계의 기업과 자본, 인재를 쓸어담았다. 부산시의 역점 과제인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적인 허브 도시의 기반을 만드는 법이다. 국제 물류·금융·첨단 산업 특구를 지정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특례를 부여한다.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지나가는 방문인구가 머무는 체류인구가 되고, 체류인구가 다시 정주인구로 전환되는 것을 목표로 생활인구를 확대해야 한다. 외국인과 고령자, 장애인이 이동과 소통의 장벽 없이 생활하는 도시 공간이 결국 청년도 다시 부른다.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지역 정착과 취업을 유도하는 부산형 비자는 이제 막 첫발을 뗐다.동국대 사회학과 김정석 교수는 지난해 11월 부산연구원 현안과제로 펴낸 ‘부산형 인구전환 전략 구조 전환기의 도시, 응답하는 국가’ 보고서에서 부산이 사회·경제·공간·행정 체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재편을 위해 새로운 전략 전환을 실험할 수 있는 정책실험도시가 될 것을 제안한다. 부산이라면 복합적인 위기와 이질적인 조건에서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실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성장과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초광역권 구조도 부산의 미래에는 기회다. 부산은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외연을 넓히고 남부권 관문공항 가덕신공항을 통해 더 많은 연결로 더 많은 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다.외국인을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사람과 기업에 빗장을 열고 더 큰 번영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민 전체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부산연구원 김세현 인구전략연구센터장은 “생활인구나 외국인이 지역사회와 직접 연결되고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교육과 인식 개선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 이전 효과 봤나’… 부산 해양·수산 특성화 대학 정시 경쟁률 ‘역대급’
부산 지역 해양·수산 특성화 대학들이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나란히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부산의 ‘해양 수도’ 위상이 부각되면서 관련 분야 인재 양성에 대한 기대가 수험생 선택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의 지역 대학 육성 기조, 고물가 상황, 입시 환경 변화까지 겹치며 ‘집 근처 대학’을 택하는 흐름이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립부경대학교는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768명 모집에 5524명이 지원해 경쟁률 7.19대 1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5.61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개교 이래 최고 경쟁률이다. 전국 4년제 대학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정시 원서 접수를 진행한 가운데 나타난 결과다. 해양·수산 계열 학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나군에서 해양공학과는 5명 모집에 73명이 지원해 1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수해양 생물 전반을 다루는 생물공학과도 5명 모집에 69명이 몰려 13.8대 1을 나타냈다. 국립부경대는 부산수산대학교와 부산공업대학교가 통합돼 출범한 해양 특성화 대학이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역시 17년 만에 가장 높은 정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해양대는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292명 모집에 1966명이 지원해 평균 6.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9학년도 이래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일반전형 다군 전자전기정보공학부 데이터사이언스전공은 14.14대 1로 최고치를 기록하며 첨단 해양 산업 분야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해수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등 해양 산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부산이 미래 해양산업 인재 양성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기대가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은 “해양 특성화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수험생들에게 분명하게 전달된 결과”라며 “글로벌 해양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거점국립대인 부산대학교도 경쟁률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산대는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714명 모집에 7996명이 지원해 경쟁률 4.67대 1을 기록하며 전년(4.2대 1)보다 소폭 올랐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에서 유아교육과가 6명 모집에 63명이 지원해 10.5대 1을 기록했고, 자연계열에서는 스마트시티전공이 10명 모집에 300명이 몰리며 30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업계는 비수도권 대학 육성 기조와 입시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부산 지역 대학 전반의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정부의 비수도권 거점대 육성 정책과 ‘사탐런’ 확산에 따른 안정 지원 경향, 고물가로 인한 수도권 거주 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해양수산부 이전까지 더해지며 부산 대학의 진학 매력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입시 전문업체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올해 부산 지역 수험생 가운데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대학에 지원한 비율은 4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부산의 교육·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수험생들이 단순한 수도권 선호를 넘어 전공 경쟁력과 취업 연계성, 생활 여건까지 종합적으로 따지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100만 피란민·140만 동포 품은 부산… ‘수용’이 재도약 해법 [부산은 열려 있다]
해양수산부가 옮겨 온 부산은 ‘해양수도’로 불린다. 우리나라 해양과 관련한 모든 걸 아우르는 도시. 그런데, 사실 부산은 해양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국정을 모두 떠안은 국가 수도의 역할을 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1953년 종전 때까지의 피란수도 부산. 전쟁을 피해 전국 팔도에서 몰려든 피란민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던 시기였지만, 부산에 상흔만 남긴 건 아니다.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은 부산이 그들을 품고, 그들과 어울려 일상을 영위하며 자연스럽게 ‘공존과 개방의 DNA’를 체득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방인 껴안은 공생의 역사 한반도 남동쪽 끝단의 부산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자유 진영의 마지막 보루가 됐다. 그해 6월 전쟁 시작 사흘 만에 서울이 북한군에 점령될 만큼 남한은 대비가 전혀 없었다.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는 물론이고 충청도 주민까지 물밀듯 부산으로 몰려왔다. 곧이어 전라도와 경북 등 도미노처럼 북에 점령된 지역에서 지주나 반동분자로 몰린 이들이 야반도주하듯 피란 대열에 합류했다. 1949년 47만 명이던 부산 인구는 전쟁 2년째인 1951년 84만 명에 이른다. 이런 흐름은 휴전협정이 맺어진 1953년까지 이어진다. 한 기록은 1·4 후퇴 직후인 1951년 3월 부산 인구가 120만 명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한다. 전란기 기록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쟁 전의 곱절이나 되는 100만 명 안팎의 사람들이 부산에서 부대끼며 살았다는 얘기다. 부산으로선 낯선 외지인을 품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전쟁통의 피란민 생활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고단한 몸을 누일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야산으로, 하천으로, 심지어 소 막사와 공동묘지로도 향했다. 1951년 가을은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듯 연일 기온이 떨어졌다. 판잣집조차 구하기 쉽지 않던 그때, 부산의 개방 DNA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시가 나서 ‘전재민(전쟁 이재민)을 위한 방 비워 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이다. 콩 한 쪽 나누듯, 집안의 방 한 칸이라도 양보하자는 이 캠페인은 이방인을 기꺼이 껴안은 부산의 개방성과 포용성이 잘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부산 토착민들도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서 한두 명 선행을 베풀 수는 있지만, 시 차원의 캠페인을 벌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산의 몸에 밴 공동체 정신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개방 DNA, 다시 발휘할 때 이런 부산의 포용성과 개방성은 사실 한국전쟁 이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일본 본토를 비롯해 동남아 각지로 이주했거나 강제로 끌려갔던 동포들이 부산항을 통해 귀환했다. 1946년까지 이어진 귀환 행렬은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귀환 동포 중 약 20만 명이 부산에 정착했다. 당시 28만 명이 거주하던 부산은 기존 인구와 맞먹는 식구를 새로 맞아들인 셈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부산항을 기종점으로 진행된 조선통신사 교류와 일본인 거류지로 조성된 왜관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학 연구자들은 이런 역사가 부산이 동족 간의 공존지대를 넘어 오늘날 다문화사회로 불리는 이민족과의 공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적 토양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7월 부산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최되는 것도 부산의 포용과 개방 DNA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부산은 전쟁과 피란의 한가운데에서 문화와 인류애를 지켜온 피란수도 역사를 강조해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다.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피란유산)’은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했다. 잠정목록으로 선정된 지 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품고 있는 이런 포용의 역사와 개방 DNA가 인구 감소와 경제적 쇠락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이사는 “강과 바다로 열린 부산은 역사적으로 거부보다 환대, 배척보다 수용의 기질을 발휘한 혼종의 도시”라며 “이런 부산의 기질은 경제 성장기 수출의 현장으로서, 또 글로벌 문화 교류와 유행의 최일선으로서 현재까지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이사는 이어 “부산이 위기라고 하는데, 이럴 때 우리 특기인 개방 정신이 다시 발휘된다면 글로벌 도시로 재도약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보다 여유 있는데 갖출 건 다 갖춘 부산… 관건은 맞춤 정책 [부산은 열려 있다]
부산 내국인 총인구가 32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15~39세 청년층 비율(26.9%)은 8대 특별·광역시 중 꼴찌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도 2020년부터 5년 연속 줄고 있다. 부산이 ‘노인과 바다’를 벗어나 도시 활력을 갖추려면 부산 밖에서 부산으로 사람을 불러오는 수밖에 없다. 사는 사람만큼 머무는 사람을 환대하고 더 나아가 정착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양적 증가 대신 도시 활력 초점 생활 인구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라 2023년부터 도입됐다. 주소지에 거주하는 ‘등록 인구(외국인 포함)’와 통근, 통학, 관광, 휴양, 업무, 정기적 교류 등으로 주민등록지가 아닌 지역에서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체류 인구’를 더한 개념이다.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지역 89개 기초지자체의 생활 인구를 산정하고, 인구 유입 사업을 위한 지역소멸대응기금도 준다. 부산연구원 김세현 인구전략연구센터장은 정부가 인구 자연 감소 시대에 대안적 정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활 인구 도입으로 인구 개념을 확장한 것이라고 봤다. “더 이상 양적 증가를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에서 다양한 체류 인구로 도시의 활력을 높이는 것을 새로운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생활 인구를 통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정책 효과도 측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활 인구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정책 효과는 아직 예단이 어렵다. 인구감소지역인 기초지자체만 한정해 통계를 만들기 때문에 활용성이 떨어지고, 통신사와 카드사 민간 데이터를 활용해 추계하는 과정에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체류 인구 집계에는 방문 목적이 포함되지 않아서 숫자 규모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력과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생활 인구 비율 상위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과 가까운 휴양·관광지다. 서핑의 성지로 알려진 강원 양양군은 2024년 평균 등록인구보다 생활 인구가 16배 많았고, 그해 8월에는 28배 많았다. 부산의 인구감소지역인 동구, 서구, 영도구 중에는 동구가 많다. 지난해 5월 기준 동구 등록 인구는 8만 5000명인데, 체류 인구(65만 1000명)를 더한 생활 인구는 73만 800명이나 됐다. ■체류에서 정주로 이어지려면 생활 인구가 유동 인구나 이동 인구와 다른 점은 ‘체류’다. 궁극적으로 체류 인구가 정주 인구로 전환되는 구조가 최선이다. 그러려면 부산이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가 되는 게 핵심이다. 김 센터장은 “일자리는 물론 중요하지만, 인구 정책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과 비교해 일자리를 강조하는 것보다 부산만의 차별화된 문화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유진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영남 지역 고향을 떠나거나 남은 청년들을 인터뷰한 연구에서 경남 마산 출신으로 부산 지역 대학을 갔다가 서울로 간 청년의 이야기가 비슷하다. 그는 마산을 “정체되고 남자들 중심 일이 많은 곳”, 서울은 “치열하고 살기 팍팍한 곳”, 부산은 “자연환경도 좋고 서울만큼 치열하게 부딪히는 느낌은 없으면서 적당히 있을 건 다 있고 여유가 있어서 좋다”고 비교한다. 부산에 머무는 사람을 ‘부산 사람’으로 환대하려면 생활서비스나 행정·재정 지원의 문턱을 낮출 필요도 있다. 이때 체류의 변동성과 재정 투입 근거, 등록 인구와의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정 기간 지역에 체류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생활 인구 등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장기적으로는 실제 생활하는 지역을 제2주소로 등록하는 ‘복수 주소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 지방정부는 생활 인구 제도가 대안적 인구 정책으로 자리잡으려면 지역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현장에 맞춤한 정책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는 외국인 관광객 5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청년들에게 부산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주기 위해 다양한 생활 인구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해양수산부 이전의 파생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 차별화·자원 개발에 북극항로 성패 달려 있다 [북극항로, 바다 중심 되다]
긴 안목에선 북극항로가 우리에게 중요한 물류 루트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내빙선박을 지어야 해 초기 투자비가 더 많이 들고, 보험료, 쇄빙선 이용료 등의 운항 비용도 더 많이 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남방항로에 비해 기항지가 부족해 물동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수익성도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컨테이너 항로 가능성 입증 이에 대해 지난해 9월 말 중국 닝보항을 출발해 영국 펠릭스토우항까지 단 20일 만에 운항한 중국 하이제해운의 이스탄불브리지호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한국해운협회 김세현 부산지사장은 “컨테이너선인 이스탄불브리지호의 성공적인 북극항로 통과는 북극항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전히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런 평가를 한 이유는 컨테이너에 실린 화물이 기존 북극항로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천연자원이 아니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상품들이었다는 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과 ESS(에너지 저장장치), 전자상거래 물품과 패스트 패션 제품 등 2800억 원 상당의 물품이 운송됐다. 희망봉 우회 남방항로 운항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운송 기간으로, 제조업자의 재고 부담을 크게 덜어줬고, 신속한 공급이 중요한 첨단 부품 수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항로라는 점이다. 하이제해운 측은 재고 부담을 최대 4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배터리나 정밀 부품 같은 열에 민감한 첨단제품은 북극이 남방항로에 비해 품질 유지에 더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북극 빙하가 녹는 여름(7~11월)에 이스탄불브리지호와 비슷한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기준 운항비가 북극항로는 300만 달러로, 수에즈운하(380만 달러), 희망봉 경유(417만 달러)보다 저렴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극 자원으로 공급망 확대 북극항로를 물류 루트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 있다. 기항지와 물동량이 창출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북극항로 주요 지점에 거점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성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이 러시아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원 생산부터 판매까지 권한을 확보하면 국내 자원 공급망 다원화와 가격 안정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지질조사국(USGS) 2008년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아직 채굴되지 않은 석유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북극에 묻혀 있다.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하라다 다이스케 본부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구의 3차례에 걸친 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북극 야말 가스전, 아틱 LNG2, 사할린 가스전 등에 투자자로 여전히 참여하고 있다. G7의 일원이자 미국의 맹방이지만 안정적 에너지 확보라는 국익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 가스나 석유 개발에 지분 투자가 전혀 없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발하자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지만 살상 무기 수출은 자제하며 러시아와 최악의 관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2024년 4월 북한과의 군수물자 운송, 정보기술(IT) 인력 송출 등에 의혹을 제기하며 독자적으로 러시아 국적 선박과 기관, 개인을 제재했고, 러시아는 대응조치로 한국을 비우호국 명단에 올렸다. ■에너지→식량→컨 단계적 접근 러시아의 자원이 지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변형을 허용하지 않는 청정 곡물과 명태, 대게 등 수산물도 풍부하다. 목재 필렛 등 임산물, 철광석 등 광물도 넘쳐난다. KMI 이 위원은 에너지 수송을 1단계로, 곡물·수산물·광물·임산물 수송을 2단계로, 컨테이너 상업 운항을 3단계로 하는 북극항로 단계적 활용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3월(국제북극포럼)과 9월(동방경제포럼) ‘북극항로’ 정책을 ‘북극횡단 복합운송회랑’ 정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5년부터 1조 7905억 루블(한화 약 39조 원)을 투입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북극항로와 내륙 수운, 철도, 항공 등을 묶어 내륙 화물이 북극항로로, 북극항로 화물이 내륙으로 오갈 수 있는 길을 만든다는 목표다. 이 위원이 제안한 북극항로 활성화 2단계 사업과 정확히 일치하는 정책이다. 이 위원은 러시아가 목말라 하는 물류 거점과 항만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협력 사업자로 참여하면서 현지 물동량도 창출하고, 물류 거점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불확실성 리스크와 낮은 경제성을 극복할 방법은 단계적 접근법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실무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서방의 대러 제재 해제가 이뤄지는 즉시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정부 차원의 상호 투자에 대한 안전 보장 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러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미러 관계 회복이 북미 종전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재수 '통일교 변수’에도 견고… 박형준과 양강 뚜렷
6.3 지방선거를 약 다섯 달 앞두고 부산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양강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정적 시정 평가가 이어지는 박 시장과 ‘통일교 게이트’ 변수가 덮친 전 전 장관 모두 불안 요소를 안고 있지만, 양당의 사실상 유일한 카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양강 구도는 균열 없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신년을 맞아 진행된 부산시장 여론조사 2곳(중앙일보, 경향신문)의 결과에 따르면, 전 전 장관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독주를 이어가면서 박 시장과 전 전 장관 간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만 18세 이상 남녀 부산 8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산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전 전 장관은 23%로 1위, 박 시장은 17%로 그 뒤를 이었다. 박 시장과 전 전 장관의 맞불을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도 전 전 장관이 39%, 박 시장이 30%로 오차범위(±3.5%포인트(P)) 밖인 9%P 차이를 기록했다. 전 전 장관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도 타격 없이 지지세를 가져가는 모습이다. 경향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전국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무선 가상번호 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154명의 부산·울산·경남 응답자들은 ‘야당 다수 당선’에 무게를 실었다. PK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8%,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 나왔다. 다만 직전 조사에서 여당 32%, 야당 40%로 야당이 우세한 분위기였으나 여야 후보 지지 격차 차이가 대폭 줄어들며 ‘여당 다수 당선’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기류가 드러났다. 두 후보 간 접전 양상은 지난 9월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부터 나타났다.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해 9월 7~8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선거 여야 지지도 조사 결과(무선 가상번호 ARS 조사, 표본오차 ±3.1%P), 전 전 장관은 20.3%으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고 박 시장(15.9%)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9월, 전 전 장관은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해 “연말까지 부산 이전을 완수하겠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의 단계적 청사진을 내놨다. 실제 지난달 당시 약속한 로드맵대로 해수부 이전이 완료되면서 개인적 악재와 무관하게 국정 성과가 전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야권 내 독주를 이어가는 박 시장도 당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도읍, 조경태 의원 등도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전 전 장관과 1, 2위를 다투는 박 시장에 비해 아직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어 야권 후보로 내세우기엔 약하다는 평이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양당의 ‘차선책’으로 내세워지는 분위기다. 각 후보가 가진 한계가 뚜렷한 만큼 양당에서 지방선거 직전까지 제3의 인물을 계속 물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전 장관은 통일교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다. 올 초 통일교 특검이 출범한다면 지방선거 직전까지 수사가 이어져 지방선거 국면 내내 통일교 리스크가 전 전 장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현재 민주당으로서는 부득이하게 전 전 장관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 전 장관은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 당시부터 부산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등 민주당이 확고하게 점 찍어놓은 부산시장 카드였다. 박 시장과 접전을 벌일 민주당 인사가 마땅치 않고, 전 전 장관 외 후보군을 마련해 두지 않은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전까지 새 인물을 발굴하기에 현실적 한계가 뚜렷하다. 통일교 리스크를 감안해 전 전 장관을 배제하면 승리 가능성이 높은 대안이 없는 진퇴양난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전 전 장관을 유일한 카드로 들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도 야권의 안전한 카드는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시정 평가의 부정적 반응은 엑스포 실패 이후 등 돌린 부산 민심이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각종 정책 실행 과정에서 시민들이 체감한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다만 3선의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데다 당내 뚜렷한 도전 의지를 보이는 후보군이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야권의 유일한 카드도 현재로선 박 시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집토끼 잡자” 여야, 새해부터 '지방선거 체제'
부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병오년 새해 둘째 날인 2일부터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에 나선다. 양당 부산시당은 일제히 신년 인사회를 통해 지방선거 필승을 위한 결의를 다진다. 시당 차원의 행사로 치러지면서 6·3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집토끼 단속에 먼저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은 2일 2026년 신년 인사회를 열어 시민에 새해 인사를 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변성완 부산시당위원장과 각 지역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소속 기초·광역의원 여기다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까지 총출동해 참석자만 400여 명에 달한다는 게 시당 관계자 설명이다. 이들은 부산 중구 영주동 중앙공원 충혼탑과 민주공원 넋기림마당을 연달아 찾아 참배한 뒤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2026년 해양수도 완성, 부산 재도약’이란 슬로건으로 신년 인사회를 하고 지방선거 필승을 결의한다. 시당은 신년 인사회를 시작으로 공천관리위원회 같은 지방선거 기구를 구성하고 조직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변 시당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은 지금 새로운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경제 리스크와 AI 시대의 도전, 단편 처방보다 복합 구조적 해결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유능하고 책임 있는 정치로 부산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또한 같은 날 신년 인사회를 갖고 2026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움직임에 돌입한다. 해당 행사에도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부산 당협위원장들에 더해 내년 지방선거 간판으로 나설 박형준 부산시장과 각 지역 구청장 그리고 기초·광역의원, 시당 및 당협 주요 당직자들 모두 총출동한다. 특히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영상 축사를 통해 부산의 보수층을 향한 메시지도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 결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온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약세를 보인다는 내용이 나온 만큼 이들의 발언에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정동만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입법 독주와 사법부 압박,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이며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풍전등화와 같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국회에서 더욱 치열하게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부산 거대 양당의 새해 첫 일정은 지지층에 방점이 찍히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방선거가 불과 5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과 무관치 않다. 여전히 지지 의사 표명 자체를 꺼리는 유권자들이 다수라는 게 부산 정가 중론이다. 결국 이번 신년 인사회는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각 진영 지지층 결집을 통해 세 확장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응급실 말고 동네에서”… 부산시, 달빛어린이병원 늘리고 운영 시간 확대
야간과 주말 소아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부산일보 2025년 11월 18일 자 1면 보도)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시가 달빛어린이병원을 늘리고 운영 시간을 확대하며 제도 보완에 나섰다. 새해부터 병원 1곳을 추가 지정했고 기존 운영 중이던 곳도 운영 시간과 운영일을 확대한다. 부산시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해소하고 응급실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을 8곳에서 9곳으로 늘린다고 1일 밝혔다. 강서구 행복한어린이병원을 올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신규 지정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 시간대와 휴일(토·일·공휴일)에 소아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외래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동네 의료 기관을 기반으로 운영돼 경증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인다. 응급실 이용에 따른 불편과 비용 부담도 줄인다. 이로써 시가 지정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은 △기장군 정관우리아동병원 △연제구 아이사랑병원 △동래구 99서울소아청소년과의원 △영도구 아이서울병원 △사하구 부산더키즈병원 △해운대구 해운대푸른바다병원 △금정구 금정소아청소년과의원 △강서구 명지아동병원 △강서구 행복한어린이병원 등 총 9곳이 됐다. 주말 야간에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도 2곳에서 3곳으로 늘었다. 동부산권의 달빛어린이병원인 기장군 정관우리아동병원은 1일부터 운영 시간을 확대했다. 평일, 토·일요일과 공휴일 모두 밤 12시까지 진료한다. 기존 평일 오후 11시까지이던 진료 시간을 밤 12시까지로 늘렸다. 토·일·공휴일에는 오후 6시까지이던 진료 시간을 밤 12시까지로 확대했다. 강서구 달빛어린이병원 2곳은 모두 전일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강서구는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입으로 아동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야간 소아 진료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응급실 이용 부담이 집중됐다. 이번 개편으로 강서구의 달빛어린이병원은 모두 평일 오후 11시, 토·일·공휴일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신규 지정 병원은 물론 2024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운영 중인 명지아동병원도 1일부터 기존 토·일·공휴일 진료에서 전일제 운영으로 전환했다. 부산시는 달빛어린이병원 확충과 운영 시간 확대로 야간·휴일 소아 진료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 예상한다. 달빛어린이병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소아 경증 환자가 응급실로 몰리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한다. 그간 야간 소아 환자가 발생하면 상급병원 응급실 외에는 아이가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극히 적었다. 응급실에 가더라도 소아청소년과 담당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해 소아 의료 공백이 발생했다. 부산시 조규율 시민건강국장은 “앞으로도 지역 여건과 의료 이용 패턴을 촘촘히 분석해 소아 응급의료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며 “부모와 아이 모두가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단독] 명지국제신도시 백화점·레지던스 개발 계획 사실상 무산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노른자위 땅에 백화점과 대규모 레지던스 등을 개발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부지 매입자가 매매 대금을 장기간 납부하지 않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매매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백화점과 레지던스 개발 계획은 부지 매입자가 세웠던 청사진이라 새 매입자를 찾아 원점에서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명지국제신도시 내 ‘명지지구 복합 5용지’ 9만 7694㎡ 부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해지됐다. LH 관계자는 “매매 대금 납부가 장기간 연체돼 최근 부지 매입자와의 계약을 해지했다”며 “구체적인 연체 사유나 계약 해지 시기 등은 매수자 관련 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LH는 부지 매수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는 로젠택배와 모다아울렛 등을 자회사로 둔 대명화학그룹이 이 땅을 매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명화학은 계열사로 둔 패션 기업만 27개 사로 연 매출은 1조 5000억 원을 넘는다. 2023년 2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해당 부지에 복합 쇼핑단지 건립과 관련한 건축위원회를 완료하고 대규모 복합 쇼핑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경자청은 복합 5용지의 건축과 관련한 인허가 관청이고, 부지 매입 등은 LH에서 담당한다. 이 계획에 따르면 복합 5용지에는 백화점 등 쇼핑 판매시설 1개 동과 레지던스 10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각 동은 지하 6층~지상 40층 규모로 레지던스는 총 3800세대로 계획됐다. 당시에는 백화점 입점 여부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복합 5용지는 권장용도가 백화점으로 정해져 일명 ‘백화점 부지’로 불렸다. 명지국제신도시에는 정주 인구에 비해 쇼핑시설이 부족해 백화점 입점에 대한 지역민 수요가 컸다. 에코델타시티에 복합 쇼핑몰인 ‘더현대 부산’이 2027년 들어설 예정이지만, 백화점보다는 아웃렛 형태에 가깝다. 2년 전부터 일각에서는 특정 브랜드까지 언급되며 백화점 입점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매수를 희망했던 업체 측에서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계획은 일단 물거품이 됐다. 지역 건설·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됐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자금 조달이 원활히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계획의 핵심은 레지던스 분양에 있었는데, 명지신도시 곳곳에는 준공 후 미분양인 오피스텔이 지금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백화점 1개 동과 레지던스 10개 동을 건립하겠다는 개발 계획은 대명화학이 그렸던 청사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 건립이 일단 어려워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입을 모은다. 명지 복합 5용지는 백화점 용도를 권장할 뿐 제1·2종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이 가능하다. 다만 여전히 서부산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성공적인 분양을 손쉽게 장담할 사업자가 나타날 지는 미지수다. LH는 명지국제신도시 내 노른자위 땅이니만큼 여러 방면으로 개발 계획을 다시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2026년 상반기에 재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수자의 매매대금 납부 불이행 행위에 대해 추가적으로 취할 수 있는 별도 제재방안은 없으나, 추후 조속한 용지 매각을 위해 경자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사람들에 호평 받는 부산시 생활인구 유인 정책 [부산은 열려 있다]
부산시는 생활 인구 주요 정책으로 워케이션 지원 사업과 청년 문화패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관광과 결합해 체류 기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별로는 특히 수도권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에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인원 1만 7645명이 참여했다. 동구 초량동 아스티호텔에 마련된 바다 전망의 거점센터를 비롯해 영도구, 서구까지 세 곳의 인구감소지역과 금정구, 중구 등 두 곳의 인구감소관심지역에 센터를 운영했다. 참여자는 업무 공간을 쓰면서 최소 3박 숙박과 관광콘텐츠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8월 처음 사업을 시작해 2023년에는 3297명이 이용했고, 누적 참여 인원은 2024년 6897명, 지난해 11월까지 1만 6897명으로 늘어났다. 사업에 등록한 7176개 기업 중에 참여한 기업은 2059개사다. 2023년과 2024년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참가자들은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ICT 관련 산업군에 종사하는 근속연수 7년 미만의 20~30대 청년층이었다. 거주지별로 보면 서울이 58.4%, 경기가 26.0%, 인천이 2.5%로 수도권 거주자가 전체 참가자의 86.8%를 차지했다. 전체 82%인 20~30대는 평균 1.5명의 동반객과 함께 부산에서 약 7일 동안 머무르면서 부산의 바다와 시장 등 여행지를 방문했다. 참가자 1인 평균 지출액은 115만 원으로, 숙박과 교통, 식음료, 액티비티 부문 소비로 지역 경제에 기여했다. 그동안 사업에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총 82억 원이 투입됐다. 참가자 94.0%가 부산형 워케이션에 만족하고 추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워케이션 사업을 이용한 역외기업 16개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성과도 거뒀다. ‘부산온나청년패스’는 부산 외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이 부산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숙박과 식음료 등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부산청년 생활 인구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대표 관광지나 카페, 음식점 등 제휴 시설에서 이용 요금을 할인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처음 시행할 때는 1박 이상 숙박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와 지스타 등 대형 문화행사들이 집중된 9월부터 11월까지는 숙박 없이 당일 방문한 청년도 패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원도심권 제휴 업체에 시비 지원율을 상향하고, 신청 즉시 실시간으로 승인이 되는 시스템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부산은 거대한 용광로, 다양한 문화 융합해 보석 같은 작품 탄생" [부산은 열려 있다]
부산은 이름처럼 ‘들끓는 가마솥’이었다. 〈부산의 탄생〉이라는 책을 쓴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팀장은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 정부는 부산에 정착해 피란수도를 운영했고, 부산은 경제, 정치,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심장이 되었다. ‘거대한 용광로’로 거듭났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전국에서 몰려온 피란민을 받아들였고, 그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전국 예술가들이 교류하며, 예술이 융합돼 보석 같은 작품들이 탄생했다. 김환기를 비롯해 이중섭, 권옥연, 김은호, 박고석, 변관식, 유영국, 장욱진, 천경자, 이응노, 문신 등이 부산으로 왔고, 고단했던 피란 생활 속 예술 활동은 각자에게 응원과 공감, 자극과 비평으로 다가가 창작의 씨앗이 됐다.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부산시대〉를 출간한 박진희 마루 아트컴퍼니 대표(전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중구 광복동의 다방은 미술가에게는 전시장으로, 문인에게는 작품 발표 장소 등으로 문화센터이자 살롱 역할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광복동 일대는 국제시장과 인접해 소비와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었고, 작품을 팔아야 했던 화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됐다. 이중섭이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곳도 부산의 다방이었다. 광복동 밀다원 다방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밀다원 시대’에도 등장한다. 경남 통영 출신의 화가 전혁림이 피란 중 첫 개인전을 열었던 곳도 밀다원 다방이었다. 부산 중구청은 매년 연말 부산소설가협회와 공동으로 밀다원 문학제를 열며 예술의 꽃을 피웠던 광복동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당시 부산 영도의 대한도기 회사는 화가를 고용해 접시에 그림을 그리게 하며 생계를 도왔다. 도화 작업에 참여한 대표적인 인물로 김은호, 변관식, 김학수, 황염수, 이중섭, 서울대 교수였던 장우성과 학생이었던 김세중, 서세옥, 박노수, 장운상, 박세원 등이 있었다. 대한도기의 역사를 연구 중인 이현주 범어사 성보박물관 부관장은 “대한도기 지영진 대표는 서울대 장우성 교수와 제자들을 배려해 작업 공간과 숙소까지 제공했”며 “3~4명씩 팀을 이뤄 일했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부산에 세운 교육 시설과 병원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호주 선교사가 설립한 부산·경남 지역 최초 근대여성교육기관인 ‘부산진일신여학교’(일신여학교)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3·1운동을 일으켰고, 현재까지 호주 선교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일신여학교 근처 일신기독병원에는 ‘매견시(맥켄지) 목사 기념비’가 있다. 매견시는 ‘나환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부산에서 30년간 헌신했고, 한국전쟁이 터지자 두 딸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 일신부인병원을 세웠다. 그것이 오늘날 일신기독병원이다. 1964년 미국 메리놀 수녀회의 파트리샤 앤 칸로이 수는 한국전쟁 이후 의료 소외계층을 챙기기 위해 부산에 메리놀 간호학교를 세웠고, 현재 부산가톨릭대학의 모태이기도 하다.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
“북극항로, 하절기엔 남방항로 비해 확실한 비용 절감 효과” [북극항로, 바다 중심 되다]
한국은 2013년 현대글로비스를 시작으로 2016년 팬오션과 SLK국보까지 5차례 북극항로를 시범 운항했다. 모두 컨테이너 화물이 아닌 나프타나 중량 복합화물(벌크)이었다. 과거 운항 경험에서 북극항로에 경제성이 얼마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데, 팬오션 이명욱 프로젝트영업팀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극항로 운항이 남방항로보다 140만 달러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6년 8월 7일 부산항을 떠난 팬오션 화물선은 26일 러시아 랍테프해에서 쇄빙선을 만났고, 9월 1일 목적지인 사베타항에 도착할 때까지 유빙을 단 이틀 만났다. 내빙등급(Ice Class)이 가장 낮은 Ice1 등급 배도 7~11월에는 추크치해, 동시베리아해, 랍테프해, 카라해(동쪽부터)를 지날 수 있고, 하절기를 제외한 1~6월과 12월은 Arc4등급 이상의 내빙 등급을 갖춰야 항해가 가능하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중국 닝보항에서 영국 펠릭스토우항까지 운항한 이스탄불브리지호도 Ice1 등급이었다. 팬오션 MV선라이즈호 운항 실적을 바탕으로 이 팀장은 남방항로에 비해 북극항로가 운항 기간 25%, 용선료 22%, 연료비 44%가 절감되고, 북극항로 추가 비용인 쇄빙선 이용료와 추가 보험료, Ice 도선사, 위성 전화 및 추가 기상 정보 제공료 등을 합쳐 약 35만 달러가 들었는데, 수에즈운하 통항료 55만 달러보다 낮아 전체적으로 약 140만 달러 절감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팀장은 “하절기 북극항로는 남방항로에 비해 이점이 확실히 있다”며 “그 외 계절에는 쇄빙선 이용료나 선박 내빙 등급 면에서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선사들이 개별적으로 부담하기 어려운 유빙 분석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 운항 보조 시스템, 전자 해도 등을 종합한 북극해운정보센터 설립, 통신 두절 보완 대책 등에는 공공 차원의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호진 기자
부산 금정구·중구 인구감소관심지역 지정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한 지자체를 지원하는 ‘인구감소관심지역’ 제도에, 정부가 부산 금정구와 중구를 포함했다. 인구감소지역과 달리 법적 정의와 지원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인구감소관심지역 지정 고시를 통해 전국 기초지자체 18곳을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부산 지역에서는 금정구와 중구가 포함됐다. 인구감소관심지역은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된 기초지자체 89곳 다음으로 인구감소지수가 높은 18곳이다. 인구감소지수는 인구 증감률, 청년 순이동률, 고령화 비율 등 8개 지표를 환산한 값으로 산정한다. 금정구, 중구와 함께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지정된 기초지자체는 경남 사천·통영, 인천 동구, 광주 동구, 대전 대덕구 등이다. 이들 지역은 인구 감소 신호가 뚜렷했으나 ‘인구감소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종합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고자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과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개정해 시행했다. 이를 통해 인구감소관심지역이 법적으로 인정돼 지원할 근거가 마련됐다.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는 ‘인구감소관심지역 대응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주민등록 인구뿐만 아니라 통근·관광·체류 인구까지 반영하는 정책 설계가 가능하다. 재정 지원 창구도 넓어진다.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이행에 필요한 재정에 대해 특별교부세를 신청할 수 있고, 사회간접자본(SOC) 정비나 교육·문화 분야 등에서도 행정·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이 아닌 관심지역에 1주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덜어주는 ‘세컨드홈 특례’도 적용 대상이다. 금정구는 지난달 4일 행정안전부를 통해 확보한 지방소멸대응기금 18억 원을 청년 창업가 정착 지원, 금사동 공업지역 디지털 패션 봉제산업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구는 17억 4000만 원을 투입해 산복도로 인근 거주자의 기반 시설 개선을 위한 경사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구감소관심지역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됐다”며 “지방정부와 함께 지역이 직면한 인구 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드디어 밝은 병오년 새해… “희망 가득한 한 해 되길”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고 올해는 아무 탈 없는 새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출을 보러 나왔습니다” 1일 오전 7시 10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병오년 새해를 기다리던 정덕현(58·부산 부산진구) 씨는 해가 뜨면 무탈한 한 해가 되기를 소원으로 빌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건 사고가 휩쓸고 지나간 2025년보다 희망찬 1년을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은 공식적인 해맞이 행사가 없었지만 새해가 나오는 모습을 보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오전 7시께부터 수많은 시민이 해변으로 몰려 백사장 모래가 잘 보이지 않았다. 파도가 들어오는 백사장 앞쪽은 발 디딜 틈 없었다. 몇몇 시민들은 가족·친구들과 백사장 가운데 돗자리를 펴고 커피와 차를 마시며 해를 기다렸다. 핫팩을 양손에 쥐고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지난해를 돌아보는 대화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오전 7시 30분께 미포항 방향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파이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외침이 인파가 몰린 곳에서 들리기도 했다. 붉은 말의 해가 해변을 붉게 물들이면서 시민들은 눈을 감은 채 소원을 빌거나 가족, 연인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안전 관리를 위해 현장에 온 경찰들 역시 사진을 찍으며 미소 짓기도 했다. 경남 김해에서 해맞이를 위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정 모(27) 씨는 “지난해 면접에서 수차례 떨어졌지만 올해는 꼭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고 소원을 전했다. 이날 부산은 오전 7시 기준 영하 3~4도를 기록할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습도가 25%로 낮고 미세먼지도 없어 새해를 맞이하기 쾌청한 날씨였다. 오전 8시가 지나서도 사람들은 해운대구 중동 구남로 일대를 걸어 다니며 새해 아침을 즐겼다. 중동 해운대시장에서 어묵과 떡볶이, 호떡 등을 먹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병오년 새해를 보고자 해맞이 명소를 찾은 사람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났다. 부산시에 따르면 일출 순간인 7시 30분께 부산 해맞이 명소 11곳에는 총 13만여 명이 모였다. 광안리해수욕장 5만 명, 해운대·송정해수욕장 3만 3000명, 해동용궁사 1만 5700명, 명지해안산책로 1만 3200명 등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해맞이를 보러 온 시민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전 8시 10분께 해맞이를 보고 나오던 80대 남성이 해운대구 중동 아쿠아리움 앞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현장 응급조치 후 귀가 조치됐다. 부산시와 경찰은 해맞이 시민 조난과 사고 등에 대비하며 시민들과 함께 새해를 맞았다. 가장 많은 시민이 모인 광안리해수욕장에는 경찰 300여 명이 배치됐다. 이밖에 해운대·송정해수욕장과 해동용궁사 등 주요 해맞이 장소에 400여 명이 투입됐다.
‘반환 지시’에서 ‘반환 확인’했다는 강선우…풀리지 않는 의문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지방선거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결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지만, 당내에서조차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는 분위기다. 강 의원 해명대로라면 당초 ‘컷오프’ 위기에 있던 해당 서울시의원이 금품 제공 시도가 불발된 뒤에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는 얘기인데,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지난 31일 밤 페이스북 글에서 “어떠한 돈도 받은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면서 “(지역구 사무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기 전에는 해당 내용과 관련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누차에 걸쳐 반환을 지시했고, 반환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혹은 지난 2022년 4월 지방선거 공천 심사 과정에서 강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고,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이 이를 묵인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녹취에는 김 시의원이 자신의 ‘컷오프’를 사전에 인지한 뒤 강 의원 측의 1억 원 금품 수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가 나오고, 이에 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살려달라’며 도움을 청하는 내용이 나온다. 김 의원은 강 의원에게 ‘컷오프’는 철회할 수 없으니, 돈은 빨리 돌려주라고 수차례 말한다. 당초 강 의원은 이번 의혹이 불거진 이후 보좌진에게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했으나, 1억 원의 행방을 두고 의문이 계속 제기되자 이날에는 ‘반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 의원의 보좌진은 해당 내용을 전혀 모르며, 김 시의원은 ‘금품을 제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반환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 대화 직후 김 시의원은 컷오프는 커녕 단수 공천을 받아 시의원에 당선됐다. 두 사람의 대화로 유추해보면 당초 컷오프 대상자가 구명을 위해 금품 로비를 시도하다 불발된 셈인데, 아무 문제 없이 단수 공천을 받은 셈이다. 당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강 의원 뿐만 아니라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윤리감찰 조사를 지난 달 25일 지시한 바 있다고 1일 밝혔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된 특혜·갑질 의혹에 더해 이번 사안도 감찰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사실상 강 의원과 김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SNS에서 “강선우가 ‘살려달라’고 빌고 자책하는 건 보좌관이 강선우 몰래 받았다면 나올 말이 아니다”라며 “김병기, 강선우는 다른 공관위원들에게 김경이 1억 원을 줬다는 사실을 숨기고 심사를 진행해 단수 공천했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도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위태로운 이혜훈…이번에는 '보좌진 폭언' 의혹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과거 보좌진에게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는 등의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송곳 증을 예고한 가운데, 이 후보자 관련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이 후보자 낙마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는 모양새다.지난달 31일 한 매체는 2017년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던 이 후보자가 본인의 이름이 언급된 언론 기사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턴 직원을 질책하는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해당 직원에게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듣느냐” “너 아이큐가 한자리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등의 폭언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직원은 사안이 발생한 후 보름 만에 의원실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자와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이 후보자가) 거듭 사과드리고 통렬한 반성을 하며 일로써 국민과 이재명 대통령께 보답하겠다 하신다. 보좌진에게 고성으로 야단친 갑질도 송구하다 인정, 사과하신다”고 말했다. 앞서 보좌진 갑질로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물러난 이후 이 대통령이 최근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게도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국민의힘은 이 폭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낙마 공세에 돌입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해당 녹취에 대해 “익히 듣고 있었던 얘기들이라 놀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보좌관 사이는 투명해서 다 알려진다고 보면 된다. 의원의 인성과 자질, 품성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숨길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 감정의 분노 게이지를 굉장히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 “즉시 병원 가서 치료 받아야 할 사람을 어떻게 장관으로 시키느냐”며 “이혜훈의 모멸감 주는 갑질은 민주당 DNA와 딱 맞는다”고 지적했다.한편,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만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청문회 전략을 논의하고 의혹과 제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전 ‘유승민 총리’ 검토한 이 대통령…“제안 거절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이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후보 측으로부터 정권 출범 시 국무총리직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유 전 의원은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해 2월 민주당의 한 의원이 ‘이재명 당시 대표가 집권하면 국무총리를 맡아 달라고 전달하라 했다’고 말했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이 대표에게 전하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후에도 이 대통령 측에서 꾸준한 연락이 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2월에 이미 끝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민주당 쪽에서 여러 차례 연락이 왔고, 5월 초쯤엔 당시 의원이던 김민석 총리에게서 전화와 문자가 여러 통 왔지만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다음날 이 후보에게서 전화가 여러 통 왔고, ‘이재명입니다. 꼭 통화하길 바랍니다’라는 문자도 남아 있었다”며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갔고 괜히 오해받기 싫어 일절 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같이 일을 하나. 이 대통령 밑에 총리 자리가 뭐가 탐이 나서 그걸 하겠느냐”며 “사람이 철학과 소신을 버려서까지 욕심낼 자리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임명직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재명 캠프는 ‘국민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영입하는 등 보수 인사 포섭에 공을 들였고, 그 작업을 도맡은 게 김 총리였다. 청와대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대통령실은 유 전 의원에게 국무총리직을 제안한 사실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며 부인했으나, 김 총리 등 구체적인 증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민주당 측에서 제안한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보수 인사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여권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가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대선 전부터 ‘통합’ 기치를 내세우며 권 장관과 김용남·허은아 전 의원 등을 소환했던 여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재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와 멀어진 보수 인사들을 포섭해 민주당이 취약한 극우와 영남권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립감과 부양 부담 감소”… 고립 청년·영 케어러 ‘부산 통합접수’ 성과
속보=고립·은둔 청년과 ‘영 케어러’ 발굴과 이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부산일보 2024년 12월 25일 자 1·3면 등 보도)에 힘입어 지난해 부산에서 진행된 청년 지원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흩어져 있던 지원 창구를 하나로 묶는 체계를 마련했고,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의 고립감과 부양 부담이 모두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부산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진행된 ‘부산 청년돌봄이음 사업’ 결과 고립·은둔 청년의 고립감은 평균 30% 감소했고, 영 케어러(가족돌봄 청년) 부양 부담은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사회서비스원이 발굴해 지원한 청년 212명이다. 이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은 164명, 영 케어러는 48명이다. 부산시와 사회서비스원은 총 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했다. 시범사업 참여 기관인 서구·동구·진구·사하구 종합사회복지관 등 총 23곳의 협력 기관을 통해 관계회복 프로그램과 자조 모임, 일 경험 등 총 2040차례 맞춤형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접근이 까다로운 대상자 발굴을 가능하게 한 건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온라인 통합 접수 창구’다. 고립·은둔 청년과 영 케어러는 특성상 자신의 상황을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비대면 접수 방식을 통해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다. 사회서비스원은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던 청년들이 지원 체계로 유입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관리의 연속성도 개선됐다. 기존에는 종합사회복지관이나 개별 지원 기관이 각자 대상자를 모집했다. 이런 까닭에 사업 종료 이후 전체 관리가 단절되는 구조였지만, 통합접수창구를 통해 일괄적으로 접수한 뒤 관할 지원 기관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올해에도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이어진다. 지원 대상은 부산에 거주하는 18~39세 청년으로, 스스로 고립감을 느끼거나 돌봄 지원이 필요한 경우다. 대상자는 고립·은둔 자가진단 테스트와 설문조사를 거쳐 상담을 통해 선정한다. 선정된 청년은 상담과 맞춤형 돌봄 연계, 관계 회복 프로그램, 정보제공 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부산사회서비스원 관계자는 “기존처럼 기관별 모집으로 사업이 끝나면 관리가 끊기던 한계를 보완해, 장기적인 지원 관리와 추가 대상자 발굴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건 난도 상승, 초과 근무 많아”… 법관 90% “증원 필요”
현직 법관 10명 중 9명 정도가 법관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판 난도가 올라가는데 업무 강도는 높은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법관은 늘린다면 600명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정책연구원은 ‘재판 실무 현황과 법관 근무 여건에 관한 실증적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법원 내부망을 활용해 2024년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했다. 설문에는 전국 법원에 근무한 법관 총 3206명 중 940명이 응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법관 중 90% 정도는 “법관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증원 규모는 600명 정도로 꼽는 법관이 가장 많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 시간을 기준으로 증원 규모를 추산하면 약 1000명 증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법관들이 응답한 600명은 현실적 제약을 의식해 신중하게 답변한 최소한의 증원 필요 규모”라고 해석했다. 판사를 보좌하는 재판연구원 증원이 필요하단 응답도 74.1%에 이르렀다. 다만 법관 약 76.3%가 재판연구원보단 법관 증원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설문에 응답한 법관 중 91.1%는 “재판이 예전보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체감하는 소송 사건 난도와 복잡성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간적 부담을 유발하는 업무로 ‘사건 기록 검토’를 꼽은 응답은 87%에 이르렀다. 법관들 대다수는 자신들 업무 강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설문 응답자 중 52.6%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 중이고, 주 60시간 이상 근무 비율도 21.0%에 달했다. 주 3회 이상 야근하는 법관 비율은 약 56%에 이르렀다. 주 4회와 주 5회도 각각 16.5%와 11.9%로 적지 않았다. 응답자 중 52.2%는 업무로 인한 정신적 고갈이나 탈진(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법관이라는 직업적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68%로 줄었다. 2020년 조사 결과인 85.4%보다 17.4%포인트(P) 하락했다. 불만족한 주요 원인으로는 ‘불충분한 보수 수준’ ‘근무의 고된 강도’ ‘가정(개인) 생활의 희생’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법관직에 대한 자긍심 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년 숙원’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또 좌초 위기
울산 울주군이 20년 넘게 추진해 온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환경 당국이 신불산의 생태적 가치와 지질학적 위험성, 경제성 부족을 지적하며 사실상 사업 불가를 뜻하는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지난달 30일 울주군에 보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에서 ‘재검토’는 사업자가 제시한 저감 방안으로는 환경 영향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과거의 ‘부동의’와 같이 사업 추진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번 결정의 핵심 사유로 생태계 훼손 우려를 꼽았다.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탐방객이 지속해서 유입될 경우 생태 축 단절은 물론 고지대의 우수한 식생이 영구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이 들어설 암석 돔 구간은 수직 절리가 다수 발달하고 풍화가 진행돼 낙석이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청은 “인공 보강을 할 경우 돔 고유의 자연성이 훼손되고, 굴착과 진동으로 암반 균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환경청은 케이블카 노선이 신불산의 대표 경관인 공룡능선을 가로지르게 설계돼 자연적 미관을 해칠 것이고, 전국 43개 관광용 케이블카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과 경남 양산·밀양, 경북 청도·경주 등에 걸친 해발 1000m 이상의 산군이다. 이번 사업은 울주군 등억집단시설지구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6km 구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이를 통해 산악 관광을 활성화하고 ‘반구천의 암각화’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지역 사회의 여론은 다시금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울주군 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단체와 80여 개 유관 기관은 “케이블카는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국 제일의 산악 관광자원으로써 울산의 위상을 드높일 필수 자원”이라며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2018년에도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됐던 이 사업이 이번에도 환경청의 ‘재검토’ 결정에 가로막히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번 결정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20여 개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건설업 대출 연체율 ‘역대 최고’
지난해 3분기 은행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이 2018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비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에 육박했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1.02%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2022년 초반 0.20%대에 머물다가 4분기 0.31%로 올랐고 이후 2023년 1분기 0.47%, 2분기에 0.51%, 4분기 0.60%로 수위를 높였다. 2024년 1분기에 1.01%로 처음으로 1%를 넘겼다가 4분기엔 0.67%까지 내렸으나 지난해 세 분기 연속 1%대를 이어갔다. 은행의 작년 3분기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역시 0.51%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0.50%를 넘었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시중은행까지도 관련 대출 연체율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보다 부동산 PF 부실 대출 비중이 큰 비은행(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 2분기 10.38%까지 치솟았다 3분기에 9.93%로 소폭 내렸다. 비은행 부동산업 연체율도 작년 3분기 7.18%로 2분기(7.57%)보다 소폭 내렸지만 전년 동기(6.61%)에 비해선 높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부진은 이들 지역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또 “지역 주택시장 부진으로 건설사들의 신용리스크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많아 착공 물량도 감소하는 등 지역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라고 짚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소 건설사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0.3%에 그쳤다. 지난해 건설업 매출은 1∼3분기 내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1분기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7%였으며 2분기에 -8.9%, 3분기에는 -4.9%였다.
KT 위약금 면제 첫날 1만 명 이탈
KT 위약금 면제를 실시한 첫날 알뜰폰(MVNO) 이용자를 포함해 KT 망에서 1만 명 넘는 고객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KT 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 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이 SK텔레콤으로, 1880명이 LG유플러스로 이동했으며 2478명은 알뜰폰 사업자로 옮겼다.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만 보면 이날 하루 5886명이 KT를 떠났고, 이 중 4661명이 SK텔레콤으로, 1225명이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알뜰폰을 포함한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 5595건으로, 평소 하루 평균 1만 5000여건 수준이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KT의 위약금 면제 사실이 추가로 확산하고 연말연시가 지나면 KT의 일일 해지 규모가 수만 명대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 쟁탈전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고객 유치를 위해 판매장려금(리베이트) 규모를 키우며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통 3사의 과열 경쟁 조짐에 규제당국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이통 3사에 공문을 보내 과도한 영업행위와 경쟁사 비방성 마케팅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해킹 사태 후속 조치로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13일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급 방식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이미 해지한 고객도 소급 적용된다.
코스피 역대급 불장에도…개인은 사상 최대 순매도
지난해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포인트’ 고지에 안착하며 고공행진했지만, 개인은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26조 367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연간 개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1위다. 직전 역대 최대 순매도액은 지난 2012년 기록한 15조 5500억 원이었다. 지난해 코스피가 75.6% 올라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으나, 개인은 오히려 이를 차익 실현 기회를 여기고 대거 판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 역시 4조 6550억 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상반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에 대거 순매도한 여파로 분석된다. 반면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19조 6930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기관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역대 1위는 지난 2008년 기록한 23조 2576억 원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증시가 휘청인 바 있다. 투자자별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외국인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01.6%로,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88.0%)의 2.3배에 달했다. 기관 수익률 역시 132.3%로 개인보다 높았다. ‘쇼핑 리스트’를 세부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9조 5600억 원에 달했다. 이어 한국전력(1조 4900억 원), 카카오(942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9070억 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네이버(3조 3550억 원)를 가장 많이 담았으며 SK하이닉스(2조 1460억 원)를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SDI(1조 8170억 원), 한화오션(1조 237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8890억 원) 등 순으로 많이 담았다.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담아 눈길을 끈다. 기관의 지난해 순매수 1위와 2위는 각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으며, 순매수 규모는 SK하이닉스(5조 4250억 원)가 삼성전자(2조 7520원)의 2배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새해에도 반도체 등 실적 개선 업종에 지속해 주목할 것을 제언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는 어닝 모멘텀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계절성이 있어 기존의 주도주였거나 실적 상향세가 견조한 반도체, 전력, 지주, 증권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일 칼럼] <부산일보>와 나
[밀물썰물] K수출과 부산
[정훈의 생각의 빛] 모시는 마음 가득한 새해 되길 소망하며
[사설]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 100년 부산일보가 함께 뛰겠습니다
[사설] 새해 대한민국 균형 성장 원년… 지역이 살아야 나라 산다
[데스크 칼럼] 2026년의 항해 앞에서
시사보도·휴먼·스포츠 3색 유튜브 채널서 입맛대로 즐긴다
<부산일보>가 창간 80주년을 맞아 ‘TV방송국’을 개국하고 대대적인 콘텐츠 혁신에 나선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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